▲KBS 1TV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KBS
과거 일부 방송 속 건강기능식품의 허위·과장 광고가 문제 된 적 있다. 그러나 그것도 옛말이다. 요즘엔 SNS에서 같은 문제가 불거지며 시끄럽다.
지난 1일 KBS 1TV <시사기획 창> '500억 한방에 속여, 먹다'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선 기자가 직접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들어 SNS에서 광고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봤다. 취재 과정을 듣기 위해 지난 3일 해당 회차를 취재한 하누리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하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
"영양제 사먹다가 이상해 취재 시작... 직접 업체 만들었다"
-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소비자로서 취재하게 됐습니다. 최근에 제가 영양제 같은 걸 많이 먹기 시작했거든요.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SNS에서 알고리즘으로 관련 광고가 계속 뜨잖아요. 저도 그런 광고를 보다 보니까, 계속 사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허위 과대광고까지 접하게 된 건데요. '우리나라 제품인데 해외에서 인기 있다', '해외 의사가 추천한다', '이런저런 병이 낫는다'란 내용들이었는데 처음엔 진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이 정도면 우리나라 제약계가 떠들썩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우연히 저희 자문과 인터뷰를 해 주셨던 허위 광고 고발 전문 유튜버 사망여우님 방송을 보게 됐습니다. 당뇨를 고쳐준다는 제품이었는데 실제로는 귀리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일 뿐이었고 이걸 치료제마냥 과대광고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무릎을 딱 쳤습니다. 나조차도 속고 있었는데, SNS가 사람들을 엄청 현혹시키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때부터 문제가 있어 보이는 광고들을 다 저장하고 수집하기 시작했어요. 취재 대상이 SNS 광고이다 보니까 휴대전화만 켜면 취재를 할 수 있어서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이 광고가 SNS 특성상, 떴다가 사라지거든요.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갑자기 무작위로 광고가 뜨잖아요. 이게 뜰 때마다 저장해놔야 하니까 계속 SNS 하면서 광고 뜨는 것 중에 허위 광고이다 싶은 걸 계속 저장했어요. 이 중에서 카테고리를 나눴어요. 이후에 이 광고를 어떻게 촬영했고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팩트체크를 해나갔고요."
- 취재를 위해 건강기능식품 업체를 만드신 거잖아요. 그 생각은 어떻게 했어요?
"첫 번째는 팩트체크를 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업체를 만들어야 이 허위광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대로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계에 정식 질의 한다고 해서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두 번째는 SNS를 보면 실제 유명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전문가들와 연구 개발해서 이 식품을 만들었다고 광고하고 그 체험기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저는 건강식품이 제약사에서 주로 만드는 건 줄 알았고, 이분들은 전문가와 협업한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고, 경쟁이 심하니까 허위 마케팅이 끼어드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누구나'인, 바로 제가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장애물 같은 게 없는 거예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려면 사무실 주소와 인터넷 교육 이수만 하면 됩니다. 다만 건강기능식품이다 보니까 창고가 있어야 합니다. 이 창고도 제조사, 즉 공장이 빌려줍니다. 그러니까 사무실이나 창고가 없어도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 건강기능식품 공장이 있고 거기에서 납품받는 시스템인가요?
"보통 제약사는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업체는 어느 한 공장에 의뢰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건강식품 박스에 있는 정보를 잘 보시면 제조사가 따로 표기돼 있어요. 그 제조사가 공장인데 이게 우리나라에 몇 곳이 안 됩니다. 이 제조사마다 가지고 있는 같은 원료로 여러 개의 브랜드가 천차만별 가격을 달고 나오는 겁니다. 이것 때문에 브랜드에서 과대광고를 하면 해당 공장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대안이 나오기도 하는 겁니다. 연대 책임을 물으면 과대광고가 적어질 것이라는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SNS 광고 의·역사 대부분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