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단식 금메달 결정전에서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상대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름다운 포핸드 위너로 금메달을 확인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붉은 앙투카 코트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쏟아냈다. 세계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무려 24회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도 이렇게 눈물을 펑펑 쏟은 적 없었기에, 이번 올림픽 금메달 성과가 그에게 얼마나 특별한가를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세르비아 국기를 받아든 조코비치는 곧바로 플레이어 박스로 올라가 사랑하는 딸을 안고 모두와 어울려 역대 다섯 번째 커리어 골든 그랜드 슬램을 자축했다.
남자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우리 시각으로 4일 오후 9시 10분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 있는 필립 샤틀리에 센터코트에서 벌어진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상대로 2시간 50분만에 2-0(7-6, 7-6)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그토록 기다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대 메이저 대회+올림픽 우승... 골든 그랜드슬램 성공
지난 7월 14일 윔블던 멤버가 이번 파리 올림픽 금메달 결정전에서도 똑같이 만났다. 20일 전에 끝난 윔블던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3-0 완승을 거뒀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조코비치 입장에서 이번 올림픽 결승이 이전에 거둔 그랜드슬램 24회 타이틀 이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코트에서 뛰는 마음가짐이 더 특별했다. 두 선수가 자기 서브 게임을 모두 지켜내며 두 세트 연속 타이브레이크를 펼친 것만으로도 이 결승 무대의 중압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세트 아홉 번째 게임, 조코비치가 서브를 넣었지만 지독할 정도로 길게 듀스 포인트가 반복되면서 알카라스가 날카로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위너로 다섯 번째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얻어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침착하게 서브를 넣으며 제자리를 찾아나갔다. 이전 게임들보다 과정이 험난했지만 조코비치는 서브 포인트로 이 게임을 지켜냈다.
이처럼 양보없는 게임이 이어져 결국 타이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됐다. 여기서도 자기 서브 기회를 포인트로 확보하는 흐름은 여전했다. 그래도 첫 세트를 끝내야 했기에 상대적으로 집중력과 결정력이 돋보인 조코비치가 3-3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내리 네 포인트를 따내는 놀라운 뒷심을 자랑했다.
조코비치의 포핸드 크로스 서브 리턴 에이스(4-3)부터 인상적이었다. 서브 포인트로 첫 세트 포인트 기회를 잡은 그는 네트 앞으로 달려와 과감한 포핸드 드롭 발리를 완벽하게 네트 너머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두 번째 세트도 첫 세트처럼 두 선수 모두 자기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6-6 타이브레이크 앞에 마주 섰다. 여기서 조코비치가 보여준 포핸드 크로스의 날카로움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알카라스가 서브권을 쥔 2세트 타이브레이크 첫 포인트부터 조코비치의 포핸드 크로스 위너가 미니 브레이크 포인트로 찍혔고, 3-2로 조코비치가 리드하는 순간에도 포핸드 크로스 위너가 코트 반대쪽 구석으로 뻗어나갔다.
알카라스의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시도가 네트에 걸려 금메달 포인트 기회가 조코비치에게 찾아왔다. 여기서도 조코비치는 네 번째 공을 살짝 점프하면서 때리는 포핸드 스트로크 위너 포인트로 찍어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 10회 우승, 롤랑 가로스 3회 우승, 윔블던 챔피언십 7회 우승, US 오픈 4회 우승' 그랜드슬램 커리어에 올림픽 단식 금메달이라는 화룡점정을 완성시켰다. 세계 테니스의 전설들인 안드레 애거시(미국), 라파엘 나달(스페인), 슈테피 그라프(독일), 서리나 윌리엄스(미국)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 골든그랜드 슬램 주인공이 탄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