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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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친 위기를 극복하다
영화는 단 둘만 남은 농구팀에 선수를 모으기 위해 양현이 동분서주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고교 성적에 대학 진학이 달렸으니 중학교에서 날렸다는 선수들은 올 리가 없다. 그 결과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신경이 좋아 보이는 아이들을 스카웃하고 거리에서 길거리 내기농구를 하는 아이에게 접근하는 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침 운 좋게 제가 과거 농구를 권했다는 2m 넘는 괴물센터가 부산중앙고로 진학하기로 하고, 이를 무기 삼아 중학교 시절 천재가드로 이름을 날렸지만 키가 안 자라 다른 학교의 지명을 받지 못하는 천기범(이신영 분)을 영입한다. 어찌저찌하여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팀을 꾸린 농구팀은 연일 강훈련을 지속하고 대회를 준비한다.
영화는 여러모로 일본에서 그 틀이 잡힌 청춘 스포츠물의 구조를 따른다. 하나하나 선수들을 모으는 과정부터가 그렇다. 천재였으나 슬럼프에 빠진 기범을 비롯하여 고질적 부상으로 꿈을 접고 양아치 같은 삶을 살던 규혁(정진운 분), 점프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공을 잡아본 일 없는 순규(김택 분), 길거리 농구만 줄기차게 해왔던 강호(정건주 분), 농구를 사랑하지만 만년 벤치멤버로 경기에 나서본 적 없던 재윤(김민 분) 등등이 모두 만화 같은 캐릭터다.
뿐인가. 닥쳐온 위기부터 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가며 예고된 무대로 전진하는 모습이 모두 어디서 수도 없이 봐온 청춘오락영화의 모습을 띄고 있다. 심지어는 감독과 선수들이 갈등하다 뭉치는 과정까지도. 신선함도, 구체적 설득력도 빠진 이야기는 그러나 침몰하지 않는다. 특히나 그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역전된다고 보아도 좋을 만큼 만족스러운 감상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