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의 말단 조직원이었던 김래원(왼쪽)은 경찰이 된 후 '개과천선'해 문제아 동생까지 경찰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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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소크라테스>는 조직폭력배나 깡패라기 보다는 양아치, 망나니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폭력조직의 말단 조직원 구동혁(김래원 분)이 조직에게 낙점돼 경찰로 잠입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경찰에 잠입한 조직폭력배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무간도>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무간도>나 <신세계> 같은 누아르 영화들에 비해 훨씬 가볍고 경쾌한 흐름으로 진행된다.
김래원은 2000년대 초·중반 로맨틱 코미디 < …ing >와 <어린 신부>, 액션 장르인 <미스터 소크라테스>와 <해바라기>에 잇따라 출연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액션 장면이 많은 <해바라기>와 비교됐는데 흥행에서는 <미스터 소크라테스>가 126만으로 154만의 <해바라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오늘날 김래원의 대표작이 된 <해바라기>에 비해 <미스터 소크라테스>를 기억하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다.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주인공 구동혁부터 장태춘 조직의 폭력배들, 신태섭 반장(이종혁 분)을 중심으로 한 서울지방경찰청의 형사들, 그리고 조·단역으로 출연하는 캐릭터들까지 모두 남자배우 일색이다. 실제로 지나가는 행인을 제외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캐릭터는 탈주범 백창규(박철민 분)의 내연녀로 보이는 여성과 인질극 당시 백창규의 인질로 잡혀 있는 단역 여성까지 단 두 명 정도 밖에 없다(그나마 인질 역의 배우는 대사도 없다).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는 구동표가 공부를 시작해 검정고시에 합격하기까지의 과정은 꽤 자세히 보여주지만 구동표가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과정은 점프컷을 통해 짧게 보여주고 지나간다. 하지만 실제로 경찰공무원이 되는 과정은 훨씬 어렵다. 물론 2000년대 중반과 현재는 경쟁률이 달랐겠지만 올해 제2차 경찰공무원 공채의 경쟁률은 무려 남자 15:1, 여자 29:1이었다(경찰청 통계 기준).
<미스터 소크리테스>를 연출한 최진원 감독은 1993년 드라마 작가로 데뷔해 1998년 안재욱, 김희선 주연의 의학드라마 <해바라기>를 공동 집필했다. 2002년 코미디영화 <패밀리>를 통해 충무로에 데뷔한 최진원 감독은 <미스터 소크라테스> 이후 3번째 영화 <대한이, 민국씨>가 21만 관객에 그치며 영화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짧게 마감했다. 작가로 돌아온 최진원 감독은 2020년과 작년 손현주 주연의 jtbc드라마 <모범형사> 시리즈의 각본을 썼다.
선도부장에서 정의로운 강력반 반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