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마지막에 웃지 못한 나성범의 2022년, 올해는 다를 수 있을까

[KBO리그]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부진... 책임감 커진 나성범은 자존심 회복할까

23.02.14 10:17최종업데이트23.02.14 10:17
원고료로 응원
지난 겨울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강화하고 싶었던 KIA 타이거즈가 택한 카드, '거포 외야수' 나성범이었다. 6년 총액 150억 원이라는 큰 규모의 계약이 성사돼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 덕분일까, 직전 시즌만 해도 9위에 머물렀던 팀 순위는 5위까지 올라오면서 4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시즌 막바지까지 NC 다이노스의 추격이 이어졌지만, 2경기 차로 NC를 따돌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나성범의 성적 역시 기대치를 충족했다. 정규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563타수 180안타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OPS 0.910을 기록,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7년 만에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까지 수상했다. 그렇다고 해서 100점을 줄 수 있는 시즌은 아니었다. '가을야구' 때문이다.
 
 2년 연속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 KIA 외야수 나성범
2년 연속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 KIA 외야수 나성범KIA 타이거즈

공-수에서의 부진, 너무나 짧았던 나성범의 가을

나성범은 NC 다이노스 시절 2014~2017년, 2020년까지 5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KIA는 큰 경기에서도 해결사 노릇을 할 수 있는 그의 한방을 믿었다.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팀은 조심스럽게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사상 첫 '5위팀 업셋'을 노렸다.

KIA와 나성범의 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계획이 꼬여버렸다. 3회말 kt 위즈가 조용호의 2타점 적시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이어진 2사 2루에서 앤서니 알포드의 우전 안타 때 타구를 처리하려던 우익수 나성범이 공을 뒤로 흘렸다.

홈으로 쇄도하려던 2루주자 조용호를 의식한 나머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결국 나성범의 포구 실책으로 추가점을 헌납한 KIA는 3회말에만 3점을 내준 선발투수 토마스 파노니를 일찌감치 교체, kt보다 일찍 불펜을 가동했다.

KIA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운드가 추가 실점 없이 4~7회말을 넘기는 사이 타자들은 4회초와 5회초에 각각 1점씩 뽑아냈다. 실책 이후 위축될 수도 있었던 나성범은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두 팀의 격차는 한 점 차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7회초 2사 1, 2루서 나성범의 삼진으로 기회를 날렸고, 8회말 배정대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KIA의 추격 의지가 꺾였다. 결국 2-6 패배, 단 한 경기로 KIA의 가을이 막을 내렸다. 한두 명에게 책임을 돌릴 수는 없어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나성범의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올핸 소속팀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중책을 맡아야 하는 나성범이다.
올핸 소속팀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중책을 맡아야 하는 나성범이다.KIA 타이거즈

어깨 무거운 2023년, 나성범의 엔딩은 다를까

광주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 올해도 팀은 나성범의 활약을 기대한다. 공격뿐만 아니라 시즌 도중 팀에 가세하는 '예비역' 최원준과 함께 외야진을 책임질 모습에 벌써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정도만 해 주더라도 충분하다.

여기에 나성범은 8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다음 달에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종 명단에 승선한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이후 세 번째로 국제대회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전 대회에서는 나성범의 활약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반면 올해 WBC에서는 주전 외야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지훈(SSG 랜더스)이나 박건우(NC 다이노스) 등도 있지만 좌익수 김현수(LG 트윈스), 중견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우익수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외야진을 구축하는 게 대표팀의 '베스트 시나리오'다.

여러모로 중요한 한 해가 될 2023년, 대표팀도 소속팀도 더 좋은 '엔딩'을 바란다. 나성범도 같은 마음이다. 지난해 가을의 아쉬움을 딛고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KBO리그 KIA타이거즈 나성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