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소녀들 사이에서 발레를 배우는 빌리(제이미 벨 분)
UIP코리아
왕립 발레단에서 온 결과통지서를 방에 몰래 가져다 놓고 빌리가 들어오자 숨죽이는 가족들. 이내 들려오는 울음소리. 참지 못하고 문을 여는 아버지. 그 뒤에 늘어선 할머니와 형. 그들이 침대에 엎드려 울고 있는 빌리를 바라본다.그리고 그들을 향해 빌리는 말한다. "합격했어요."
아버지는 마을을 가로질러 달린다. 푸른바다를 뒤에 두고, 기쁨에 겨운 얼굴로. 만면에 더없이 행복한 미소를 그리고.
영화의 결말은 이렇다. 소년은 왕립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성장하고 아버지와 형은 그들의 아들이며 동생이 거둔 성공에 가슴 벅찬 박수를 보낸다. 그렇다면 영화가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소년의 극복일까, 가족의 희생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영화엔 몰락하는 것과 비상하는 것이 절묘하게 맞물린다. 먼저 무너지는 탄광촌과 쇠락하는 마을이 그려지고 뒤이어 비상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희생을 감내하고 소년은 끝끝내 꿈을 관철시켰다. 하지만 소년의 성공은 마을을 쇠락으로부터 건져 올리지 못했고 그 부모와 형제의 삶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럼에 영화가 진정으로 보여주고자 한 건 무엇이었을까? 성공이었을까, 몰락이었을까, 아니면 둘 다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