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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걸 소희에게 미안했던 김범, 정은지 만나 '한' 풀었다

[인터뷰 ③] SBS '그 겨울' 속 탄산커플의 담요키스신, 김범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

13.04.08 14:14최종업데이트13.04.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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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SBS 드라마스페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박진성 역의 배우 김범이 3일 오전 서울 상암동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드라마스페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박진성 역의 배우 김범이 3일 오전 서울 상암동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정민

오수(조인성 분)와 오영(송혜교 분)의 아름다운 사랑부터, 왕비서(배종옥 분)의 처절했던 사랑, 조무철(김태우 분)의 처연했던 사랑, 그리고 장변호사(김규철 분)의 귀여운 사랑까지.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바로 '탄산커플' 박진성(김범 분)-문희선(정은지 분)이다. 아쉽게도 시청률 20% 돌파에 실패해 '실제 뽀뽀를 하겠다'는 김범의 공약은 무산됐지만, 두 사람은 자칫 무거울 수만 있었던 극에 발랄함을 선사하며 많은 추종자를 낳았다.

오수와 오영 커플에게 솜사탕 키스가 있다면, '탄산커플'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담요키스'신이다. 한밤중에 야외에서 두 사람이 오영의 약혼자 이명훈(김영훈 분)을 감시하던 중 나눈 이 키스신은 사실 김범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이었다.

"대본에는 '키스를 한다'는 지문이 끝이에요. 배우들은 그런 2차원적인 글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니까요. 항상 어떻게 하면 '진성이'스러울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키스신이 떡하니 있는 거예요. (웃음) 탄산커플은 무거운 극의 분위기 속에서 뭔가 쉬어갈 수 있는 타이밍을 만들잖아요. 이 톡톡 튀는 커플이 키스신에서도 풋풋한 느낌을 내야 하는데, 키스신이 길면 길수록 별로일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안 보여드릴 순 없고,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옛날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생각났어요. 커플이 투닥투닥하다가 그런 신에서 딱 이불을 덮고 그 안에서 막…. (웃음) 그런 게 생각나서, 키스를 하고 담요를 휘리릭~ 하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걸 감독님께 말씀드려서 반영이 됐죠. 희선이의 리액션도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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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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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욕심 많고 똑똑한 친구다"

그러면서도 김범은 함께 연기한 정은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초반에 흔들렸던 탓에 많은 부분이 편집됐고, 그 과정에서 희선과의 장면도 덜어져 나갔다는 것. 김범은 "대본상에는 희선과 진성의 부분이 더 많은데, 실제로는 나오지 않아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내가 연기적으로 놓치고 갔던 부분 때문이었으니,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아쉽다면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 같다"고 말했다.

그 이후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 함께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호흡을 맞추며 '커플'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정은지와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김범은 "선배라기보다 먼저 일을 해본 오빠로서 해줄 수 있는 말들이 있더라"며 뿌듯해 했다.

"이번에 아이돌 출신 은지를 만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첫 번째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찍었을 때 첫 상대역이 원더걸스 소희였어요. 그 전까진 제가 막내라 늘 듣는 입장이었는데, '동생', '후배 연기자'를 만나니까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소희에겐 지금도 너무 미안한 게 따뜻한 조언 한 마디, 제대로 된 인사 한 마디 못 해줬거든요. 내심 '이 사람 뭐지?' 했을 거예요. 

그러다가 일을 하다 보니 이제 동생들을 만나게 되고, 후배들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빠담빠담>에 나왔던 최태준이라는 친구가 대학교(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 후배인데요, 일하면서 대학교 후배를 만난 건 처음이었어요. 학교 선배님들께 항상 깍듯하게 인사하다가, 제가 인사를 받으니 처음엔 어찌할지를 몰랐어요. 그저 잘 해주려고 같이 자주 밥도 먹고, 친동생같이 대해줬죠.

그런 여유를 알고 은지를 만나니 한결 마음이 가볍더라고요. 타이밍이 좋았죠. (웃음) 선배로서의 조언이라기보다 그나마 일을 좀 더 해본 오빠로서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하면 좋겠다, 나는 좋았는데 너도 해 보렴' 정도의 이야기를 해 줬어요. 작년에 한 번 드라마를 했지만 노희경 작가님처럼 견고한 대본이 있는 작품은 처음이잖아요. 부담감도 알고 어려움도 알아서 얘기하는 데 편했어요. 다행히 욕심이 많고 똑똑한 친구여서, 얘기하는 데 더 부담감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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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배우 김범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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