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드라마스페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박진성 역의 배우 김범이 3일 오전 서울 상암동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드라마스페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박진성 역의 배우 김범이 3일 오전 서울 상암동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수(조인성 분)와 오영(송혜교 분)의 아름다운 사랑부터, 왕비서(배종옥 분)의 처절했던 사랑, 조무철(김태우 분)의 처연했던 사랑, 그리고 장변호사(김규철 분)의 귀여운 사랑까지.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바로 '탄산커플' 박진성(김범 분)-문희선(정은지 분)이다. 아쉽게도 시청률 20% 돌파에 실패해 '실제 뽀뽀를 하겠다'는 김범의 공약은 무산됐지만, 두 사람은 자칫 무거울 수만 있었던 극에 발랄함을 선사하며 많은 추종자를 낳았다.

오수와 오영 커플에게 솜사탕 키스가 있다면, '탄산커플'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담요키스'신이다. 한밤중에 야외에서 두 사람이 오영의 약혼자 이명훈(김영훈 분)을 감시하던 중 나눈 이 키스신은 사실 김범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이었다.

"대본에는 '키스를 한다'는 지문이 끝이에요. 배우들은 그런 2차원적인 글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니까요. 항상 어떻게 하면 '진성이'스러울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키스신이 떡하니 있는 거예요. (웃음) 탄산커플은 무거운 극의 분위기 속에서 뭔가 쉬어갈 수 있는 타이밍을 만들잖아요. 이 톡톡 튀는 커플이 키스신에서도 풋풋한 느낌을 내야 하는데, 키스신이 길면 길수록 별로일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고 안 보여드릴 순 없고,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옛날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생각났어요. 커플이 투닥투닥하다가 그런 신에서 딱 이불을 덮고 그 안에서 막…. (웃음) 그런 게 생각나서, 키스를 하고 담요를 휘리릭~ 하자는 생각이 들었죠. 그걸 감독님께 말씀드려서 반영이 됐죠. 희선이의 리액션도 좋았고요."



"정은지, 욕심 많고 똑똑한 친구다"

그러면서도 김범은 함께 연기한 정은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초반에 흔들렸던 탓에 많은 부분이 편집됐고, 그 과정에서 희선과의 장면도 덜어져 나갔다는 것. 김범은 "대본상에는 희선과 진성의 부분이 더 많은데, 실제로는 나오지 않아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내가 연기적으로 놓치고 갔던 부분 때문이었으니,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아쉽다면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 같다"고 말했다.

그 이후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 함께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호흡을 맞추며 '커플'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정은지와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김범은 "선배라기보다 먼저 일을 해본 오빠로서 해줄 수 있는 말들이 있더라"며 뿌듯해 했다.

"이번에 아이돌 출신 은지를 만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첫 번째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찍었을 때 첫 상대역이 원더걸스 소희였어요. 그 전까진 제가 막내라 늘 듣는 입장이었는데, '동생', '후배 연기자'를 만나니까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소희에겐 지금도 너무 미안한 게 따뜻한 조언 한 마디, 제대로 된 인사 한 마디 못 해줬거든요. 내심 '이 사람 뭐지?' 했을 거예요. 

그러다가 일을 하다 보니 이제 동생들을 만나게 되고, 후배들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빠담빠담>에 나왔던 최태준이라는 친구가 대학교(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 후배인데요, 일하면서 대학교 후배를 만난 건 처음이었어요. 학교 선배님들께 항상 깍듯하게 인사하다가, 제가 인사를 받으니 처음엔 어찌할지를 몰랐어요. 그저 잘 해주려고 같이 자주 밥도 먹고, 친동생같이 대해줬죠.

그런 여유를 알고 은지를 만나니 한결 마음이 가볍더라고요. 타이밍이 좋았죠. (웃음) 선배로서의 조언이라기보다 그나마 일을 좀 더 해본 오빠로서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하면 좋겠다, 나는 좋았는데 너도 해 보렴' 정도의 이야기를 해 줬어요. 작년에 한 번 드라마를 했지만 노희경 작가님처럼 견고한 대본이 있는 작품은 처음이잖아요. 부담감도 알고 어려움도 알아서 얘기하는 데 편했어요. 다행히 욕심이 많고 똑똑한 친구여서, 얘기하는 데 더 부담감이 없었죠."


=====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배우 김범 인터뷰 =====

"오수 찌르러 가던 날, 하염 없이 눈물이 났어요"
앞만 보고 달려온 김범의 눈물 "함께 가고 싶다"
원걸 소희에게 미안했던 김범, 정은지 만나 '한' 풀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김범 정은지 소희 최태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