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합니다. 남녀관계의 사랑만을 대우하는 세상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대중문화를 향해 퀴어의 관점으로 질문을 던져 봅니다.[편집자말] |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이와 여자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봤다. 영화를 보고 10년 넘게 우정을 이어가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대도시의 사랑법> 봤어? 우리 대학교 때 생각난다"라며 안부를 물었다. 대학 졸업 뒤 고향에 내려가 취직하고,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대뜸 "너에게 게이친구란 어떤 의미였어?"라고 물었다. "뭐랄까, 나를 나일 수 있게 하는 변하지 않는 친구?"라는 영화 대사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 "아무래도 비슷한 인생을 사는 동성 친구들하고는 언젠가부터 대화 주제로 시댁, 육아 이야기를 하게 돼. 그런데 게이 친구랑 있을 때는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더라. 그런 게 좋아"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의 예비 남편을 만나기 시작했을 때도 '게이 친구 이해 가능 여부'가 교재 결정의 중요 요인이라고 했다. 그와 사귀자마자 게이 친구인 나의 존재를 알렸고, 신혼집으로 초대해 서로를 인사시키기도 했다.
게이-여사친이라 가능한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