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시기 미국의 재즈 바를 연상시키는 <하데스타운>의 무대에서 그리스 신화 등장인물의 이름들이 들려온다. 오르페우스, 에우리디케, 헤르메스, 하데스, 페르세포네 등등. 본격적으로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 인물들을 다룬 그리스 신화의 내용을 짧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독사에 물린 에우리디케가 지하 세계로 떨어지고, 오르페우스는 연인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지하 세계의 왕인 하데스를 찾아가 간청한다. 하데스는 오르페우스의 노래에 감동해 에우리디케를 데려가는 것을 허락하며 조건을 단다. 돌아가는 동안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것. 오르페우스는 이를 지키지 못해 끝내 에우리디케를 구하지 못한다.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신화의 굵직한 서사를 따르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각색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리스 신화가 쓰일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바로 이 점이 신화의 서사가 가지는 위대한 힘이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적용할 수 있는 '영원한 이야기'의 힘 말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데스타운>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9년 공연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 음악상, 연출상 등을 석권했다. 또 2021년 국내에 처음 소개돼 한국 뮤지컬 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올해 두 번째 시즌으로 다시 돌아왔다.
가난한 웨이터이자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으로 각색된 '오르페우스' 역에 초연에 참여했던 조형균, 박강현에 더해 멜로망스 김민석이 캐스팅됐다. 내레이터 역할을 하면서 인물들을 연결해 주는 '헤르메스' 역에는 최재림, 강홍석과 함께 최정원이 캐스팅됐다. 주로 남자 배우들이 연기한 역할에 여배우 최정원이 캐스팅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혹독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데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소녀로 재해석된 '에우리디케' 역에는 김환희, 김수하가, 지하 광산의 경영자인 '하데스' 역에는 지현준, 양준모, 김우형이,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 역에는 김선영과 린아가 각각 캐스팅됐다. <하데스타운>은 오는 10월 6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