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파이> 공연사진
미스틱컬쳐
첩보 액션 < 007 >과 <미션 임파서블>의 테마곡을 연상시키는 멜로디가 무대에 흐른다. 이 멜로디는 곧 다른 음악으로 변주되고, 무대 위 스파이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8년 만에 임무를 부여받은 스파이 '퀸틴'과 그를 찾아온 의문의 청년 '제이', 그 뒤에 있는 'C국장'의 이야기를 다룬 국내 창작 뮤지컬 <스파이>가 첫 선을 보인다.
스파이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
작품의 배경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끝나고 펼쳐진 냉전 시기다. 남들 보는 데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전쟁이 아닌, 이념과 체제의 우월성을 두고 경쟁하는 시기였다. 그 과정에서 비밀스러운 첩보 작전을 통해 상대국의 정보를 취급하는 스파이의 활동도 왕성했다. 뮤지컬 <스파이>에 등장하는 퀸틴도 그런 스파이 중 한 사람이다.
퀸틴은 과거의 작전 실패 탓에 8년 동안 책상에 앉아 보고서나 쓰는 신세다. 하지만 늘 현장에서 활동하길 갈망했고, 그런 퀸틴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상사인 C국장은 퀸틴을 작가로 둔갑시켜 영국의 한 시골 동네에 보내고 시시각각 임무를 부여한다.
이쯤에서 퀸틴이 스파이가 된 이유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퀸틴은 전쟁을 겪었고, 그 참상을 목격하며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선택한 일이 스파이였고, 그가 스파이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것이었다.
아직 자신의 임무를 다 파악하지 못한 퀸틴에게 어느 날 제이가 찾아온다. 제이는 퀸틴에게 문학을 배우고 싶다고 고백하고, 퀸틴은 이를 스파이 업무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몰두한다. 퀸틴은 제이에게 실제로 겪은 일을 써보라고 권하고, 제이는 직접 겪은 전쟁의 참상을 써내려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퀸틴은 어딘가 찜찜한 구석을 발견하고, 제이가 자신을 제거하기 위해 C국장이 보낸 스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동시에 제이 역시도 어딘가 어색한 부분을 알아차리고, 퀸틴을 통해 진실을 듣게 된다. 그렇게 C국장의 야망과 음모가 드러난다.
세 인물은 모두 전쟁의 한복판에서 비참함을 목도했지만, 이후 삶의 궤적은 상이했다. 퀸틴과 제이는 전쟁의 아픔을 알기에 전쟁을 막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희생하겠다고 다짐한 반면, C국장은 사람이 죽더라도 자신의 야망을 채우는 일을 계획한다. 여기서 작품의 선악 구도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