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 소설 같은 문학작품에서 범죄나 사회적 윤리 같은 소재를 사용해 어두운 분위기를 부각시키는 장르를 '누아르'라고 부른다. 흔히 국내에서는 '누아르'라고 하면 어둡고 심각한 분위기의 액션영화로 생각하는 관객이 적지 않지만 누아르를 '어두운 분위기의 액션영화'와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예를 들어 액션 장르와는 거리가 있는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도 매우 훌륭한 누아르 영화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누아르가 '어두운 액션영화'로 인식된 것은 '홍콩 누아르의 대가' 오우삼 감독의 탓이 크다. 오우삼 감독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영웅본색>과 <첩혈쌍웅> 시리즈로 대표되는 총기액션이 중심이 되는 어두운 액션 누아르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그리고 오우삼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자란 그 시대의 청소년들은 '누아르는 곧 어두운 액션영화'라는 인식을 가진 채 어른으로 성장했다.
따라서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에 액션 장면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거나 남녀 주인공의 러브라인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 '누아르'로 인정 받지 못하곤 했다. 하지만 1990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어두운 거리가 익숙한 남자주인공과 부잣집에 사는 여자주인공의 사랑을 다루고 있음에도 누아르의 색깔을 짙게 풍기고 있다. 바로 유덕화와 오천련이 주연을 맡은 고 진목승 감독의 '멜로 누아르' <천장지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