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개막전에서 다저스 데뷔전을 치르게 된 오타니(출처: LA다저스 SNS)
LA다저스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 모은 것은 누가 뭐라해도 역대 최고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의 초대형 계약이었다.
2023시즌 오타니는 타자로서 타/출/장 0.304 0.412 0.654 44홈런 95타점 20도루 wRC+(조정 득점 창조력) 180(리그 1위)을, 투수로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 WHIP(이닝당 주자 허용) 1.06 투타 bWAR 합계 10.0(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세웠던 오타니는 당초 유력한 행선지였던 LA 다저스와 북미 4대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오타니는 연봉의 97%가량을 10년 계약 종료 이후 분할 지급 형식(디퍼 계약)으로 받는 조건에 합의하면서 전 세계 야구팬들을 다시 한 번 경악하게 했고 이와 관련 야구계 관계자들이나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설전이 오가는 등 다소 논란이 되기도 했다.
디퍼 계약 조항으로 인해 다소 논란은 있지만 LA 다저스는 슈퍼스타인 베츠와 프리먼을 영입한 데 이어 오타니까지 확보하며 역사상 최고의 트리오를 구성했다. 거기에 지급 유예 조항을 통해서 당장의 연봉 총액(MLB 전체 9위)을 예상보다 낮춘 만큼 단숨에 가장 유력한 차기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상급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투수 오타니
지난 3년간 오타니가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타겸업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투수로서는 가장 빠른 수준의 패스트볼(포심, 싱커) 구속을 기록하면서도(96마일/155km 선발투수 가운데 7위) 타자로서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들을(포심, 싱커, 커터) 상대로 1.057이라는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OPS를 기록하는 등 투타 양면에서 패스트볼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투수로서의 오타니는 정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의 비율이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9%)에 이를 정도로 커맨드의 정교함에서 약점을 보였다. 지난 2023시즌 들어서는 제구력이 흔들리며 볼넷 허용까지 늘어났다(지난 시즌 볼넷 비율 10% 리그 하위권).
그럼에도 오타니는 리그 최상급 구속의 포심 패스트볼과 리그 평균보다 5cm 이상 뛰어난 횡무브먼트를 자랑하는 주무기인 스위퍼의 뛰어난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에 힘입어 매 시즌 리그 최고 수준의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고 투수로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3년간 9이닝당 탈삼진 11.4개/선발투수 기준 리그 최상위권)
특히 지난 시즌에는 스플리터의 위력이 저하되고 또 다른 보조 구종인 커터까지 난타를 당했다. 그 뿐 아니라 주무기인 스위퍼까지 피홈런이 늘어나면서 9이닝당 피홈런이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1.23개까지 상승하는 등 난조를 겪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은 지난 시즌 2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 결정구로 구사될 경우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50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게다가 단 한 개의 피장타도 허용하지 않는 등 뛰어난 위력을 발휘했기에 여전히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투수 오타니의 활약이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에 기반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기록이다.
리그에서 패스트볼을 가장 잘 공략하는 타자 오타니
한편, 타자 오타니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들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해당 구종 상대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OPS 1.245를 기록하면서 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오타니가 이렇게 리그 최고의 패스트볼 킬러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스트라이크 존 외곽 코스로 들어오는 패스트볼 계열 구종에 대한 대응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1시즌 후 커리어 첫 MVP를 수상하며 리그 대표 스타로 거듭난 오타니는 그 이후 공략하기 까다로운 외곽 코스의 패스트볼 계열 구종을 상대로는 OPS 0.789를 기록하는 등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