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KBS 1TV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KBS
 
지난 14일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에서는 '아웃사이더' 편이 방송되었다. 이준석 전 대표 인터뷰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정치권에서 '아웃사이더'라고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취재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18일 해당 회차를 취재한 최성원 기자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최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정치 이슈를 다루려면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선거기간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요. 또 정파성에 대한 편견을 주지 않으려고 신경을 써야 하고요. 이번에 정치 관련 아이템을 다루는 데도 그만큼 신중을 기했어요. '아웃사이더' 편을 끝내서 아주 홀가분합니다.

내년 4월 10일이 국회의원 총선거인데요. '이번에는 유권자들이 지역을 대표할 인물 잘 선택해 주셔야 할텐데'라고 생각하면서, 프로그램 제작을 마쳤습니다. 결국 어떤 정치인을 우리가 앞으로 보게 될 것인지는 유권자, 국민의 결정이잖아요. 더 나은 자유민주주의를 만드는 것도 유권자들의 책임이니까요. 그래서 프로그램에 그런 정신을 담으려고 그랬고, 잘 끝내서 속이 시원합니다."

- 정치계의 '아웃사이더'에 대한 취재는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정치인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가진 집단이거든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정치로 풀어야 해요.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또 어떤 게 바른 정치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년 총선에는 '국민들이 제대로 된 일꾼들을 뽑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정치 아이템을 준비했습니다."

- 취재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했나요?
"당연히 정치인들을 섭외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방송의 기획 의도를 설명하면서 방송 출연을 설득해야 하거든요. 정치적인 이유 등 여러 이유로 출연을 꺼리는 분들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이 방송에 출연하면 총선 공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기도 해요. <시사기획 창>은 깊이 있는 프로그램이고, 인터뷰도 대본이 없이 진행되는 것이라서 (정치인의) 내공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부담스러워서 거절하는 분들도 있죠. 그래서 시간이 걸렸습니다."

- 섭외에 실패한 분들도 있나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조응천 열린민주당 의원은 섭외하지 못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이유는 아니고요. 유승민 전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미 출연하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 전 대표가 (방송에) 나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조응천 의원님은 일정 맞추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정당 대표가 아웃사이더? 해임 아니었으면 출연 못했을 것"
 
 KBS 1TV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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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에서 '기존 정치와 다른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는 게 이준석 전 대표의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어요. 이 전 대표에게 따라붙는 이미지는 오히려 '갈라치기'에 가깝거든요.
"저도 이준석 대표와 깊이 있는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이준석 전 대표는 도대체 무슨 정치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굉장히 궁금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에게 많은 장점이 있지만, 큰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말씀하신 '갈라치기'거든요. 대중들이 이준석 전 대표에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로 장애인 활동에 대한 거친 언사, 특히 전장연 활동에 대한 거친 언사와 여성 혐오 등을 꼽습니다. 실제 이준석 전 대표 발언의 맥락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아요. 2030 여성들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그런 이미지로 굳어진 것 같아요. 만나본 다른 정치인들도 이런 면에 대해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좀 바뀌었으면 한다고 충고들을 하더라고요.

실제 국가인권위원회가 2021년 11월 발간한 책자에서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여성,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표현으로 규정을 했어요. 문제가 된 발언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발언들이었는데요 '< 82년생 김지영 >이라는 책을 보면서 전혀 공감이 안 됐다. 해당 책의 작가는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라고 말했는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 아닌가'라면서 '2030 여성들의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점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등의 발언입니다."

- 이 전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 어떤 해명을 하던가요?
"본인은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서 그런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 전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의 발언을 그런 식으로 갖다가 쓰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해요."

- 이 전 대표는 젊은 나이로 당 대표에 선출되었는데 '아웃사이더'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이 전 대표가 안 쫒겨났다면 아마 '아웃사이더' 편에 출연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당 대표에서 해임되었잖아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까지 큰 선거를 두 번이나 이겼는데 당 대표가 이준석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준석과 친하다고 알려지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공천받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는 게 현실이거든요.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국민의힘에는 변화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대통령 선거 이후 승리감에 취해있었거든요. 강서구청장 후보로 김태우 후보를 사면까지 시키면서 밀었는데 진교훈 민주당 후보가 56.5%, 김태우 후보가 39.3%를 득표했어요.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를 공천했다가, 국민의 심판을 받은 거죠.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긴장할 수밖에 없죠. 

사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주는 의미가 큰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 이긴 구역에서도 이번 선거에서는 큰 표 차이로 졌으니까요. 국민의힘에는 내년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아주 뼈아픈 패배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웃사이더'인 이준석 전 대표가 다시금 주목받게 된 것입니다."

- 이 전 대표를 싫어하는 쪽이 국민의힘일까요, 아니면 윤석열 대통령일까요?
"저는 양측에서 다 '싫어한다'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국민의힘에서 보기에 이준석 전 대표는 인물 자체로 '아웃사이더'인거죠. 주류에서 보기에는 이 전 대표가 전통적으로 보수당에서 해온 정치 화법과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잖아요. 그리고 또 대통령에 대해서도 계속 거친 언사를 사용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모두 이준석 대표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거죠."

"그래도 우리나라에 좋은 정치인 많다"
 
 KBS 1TV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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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아웃사이더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장면을 넣으셨는데 왜일까요?
"기획 단계부터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해서 스토리를 배치해요.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상민 의원과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했어요. 그리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제작 기간에 벌어진 가장 큰 정치적 사건이거든요. 결국 한 표 차이로 가결이 됐습니다. 그래서 카메라 여러 대를 국회 안에 배치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국회 내 상황을 촬영했어요.

그리고 국회 밖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응원하는 많은 지지자가 '부결'을 촉구하면서 집회를 열었고요. 그리고 결국 '가결' 결정이 나오면서 국회 내 다양한 모습들, 그리고 집회 현장에서 보여주는 안타까움 등 다큐멘터리를 구성하는 극적인 요소가 하나로 응축되던 하루였어요. 그리고 그날 저녁에 또 마침 이상민 의원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경련 회관에서 정치를 주제로 강연했어요. 이날 행사 주최자는 또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세 번이나 지낸 김창준 전 의원이었고요."

-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아웃사이더'로 평가받는 이유는 페미니즘 때문 아닌가요?
"장혜영 의원에 대해서 가장 잘못 알려진 부분이 페미니즘에 중심을 둔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장혜영 의원은 페미니즘이 아닌, 장애인의 삶의 질에 더 큰 관심이 있습니다. 정의당이 지금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두고 내홍이 심각한데요. 과거 노동 문제에 집중하던 것에서,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여러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기후, 환경, 젠더, 장애, 동물권 등 국민의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정치권에 해법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의당이 이런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지 못한 데서 오는 사태라고 생각돼요.

장혜영 의원은 정의당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고요. 그중 하나가 장애인 권리와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맞춰져 있습니다. 장 의원이 동생을 시설에서 데리고 나오면서 지금 함께 살고 있는데 장애인들이 시설에 사실상 갇혀 사는 게 아닌 비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면서 비장애인들이 누리는 행복을 함께 누리며 살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입니다. 이게 장 의원 의정 활동의 중심 철학입니다."

- '아웃사이더'들이 한 당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그게 '빅텐트'의 개념인데요. 결국에는 정치는 세를 형성해야 하고 국민적, 대중적 지지를 얻어야 하죠. 아웃사이더들이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이 돼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이준석 전 대표가 이번에 총선에서 낙선하면 정치적 영향력은 거의 상실한다고 봐야 하죠. 그리고 장혜영 의원이나 류호정 의원도 정의당 비례대표 1, 2번을 받아서 국회의원이 됐어요. 정의당은 현재 해체 위기인데, 이번에 본인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못한다면 정치적 생명은 끝난다고 봐야 하거든요.

금태섭 전 의원, 양향자 의원도 마찬가지고요. 한 분 한 분의 앞으로 정치적 행보가 쉽지 않습니다. 각각 아웃사이더들의 어떤 간절한 요구들이 충족된다면 '빅텐트' 안에 모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분 한분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색채와 철학이 달라요. 그 차이를 과연 극복해 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작은 차이점이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고요."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제가 이번 편을 기획한 가장 큰 이유는 당에 소속돼 있으면서 계속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도대체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 걸까, 어떤 생각을 하는 걸까란 의문이었어요. 아웃사이더 정치인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하면서 이들이 국가와 사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고, 일종의 소명의식을 갖고 정치를 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이상민 의원은 절대 소신을 굽히지 않아요. 지역구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진정성을 느꼈고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다큐멘터리 제일 마지막 부분에 인터뷰 중에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 제가 한 질문은 무척 즉흥적인 질문이었어요. 질문이 '만약 장 의원님에게 마블 영화에 나오는 타노스의 반지 같은 걸 하나 준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였어요. 그런데 장 의원이 잠시 생각하더니 눈물을 보이는 거예요. 장 의원은 '자기가 약해져도 혹은 실패해도 이 사회에서 계속 인간답게 살아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이게 장 의원이 정치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고요. 금태섭 전 의원도 자신이 진짜 중요한 문제에 집중했던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는 거예요. 대중들은 정치인들이 항상 싸우는 모습만 보는데, <시사기획 창>에서 만든 '아웃사이더'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니까 그래도 우리나라에 좋은 정치인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최성원 시사기획창 아웃사이더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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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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