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스틸컷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 식용 이슈를 다루는 방법은 아쉬워
<인간의 마음>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속 반려동물과 주인이 입은 피해를 관계자 인터뷰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영상 등을 활용해 알기 쉽게 보여준다. 이것이 이 다큐멘터리의 전반부를 이룬다. 영화는 이내 후반부로 훌쩍 넘어간다. 뒤는 역시 개의 이야기란 점에서 연결점이 있지만, 전반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 해야 옳겠다.
급작스럽게 전환된 영화는 개 식용문제와 관한 이슈에 카메라를 들이민다. 개식용 반대를 외치는 활동가들과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개고기 소비 현황과 문제를 알리는 식이다. 개 식용농장들이 법적 지위를 얻고서 축산업의 규제는 따르지 않은 채로 암암리에 고기를 유통하는 것이 어떠한 문제를 발생시키는지를 지적한다.
특히 인상적인 건 2011년 음식물 쓰레기의 해상투기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된 뒤 발생하는 쓰레기를 개 농장에서 처리해왔다는 대목이다.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런던협약과 그 일환으로 미리 준비됐던 국내법 개정은 정부로 하여금 폭발적인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처리할 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정부는 그 해법으로 동물먹이를 통한 재활용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조류독감과 구제역 등을 거치며 결국 규제 밖에 있는 개만이 음식물쓰레기를 먹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그와 관련한 위생과 동물복지의 문제 등이 골고루 언급되는 가운데 영화는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의 인터뷰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다만 이 대목에서 <인간의 마음>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 등장한다. 김영환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의 인터뷰로, 그는 카메라 앞에서 개 식용 문제에 대해 종종 따라붙곤 하는 '소와 돼지는 안 불쌍하느냐'는 비판이 무가치하다는 식으로 치부하는 발언을 한다. 이는 영화 내내 반복돼 보이는 개는 다른 동물과 달리 특별하다는 인식, 또 국민적 '정서'가 개를 먹는 일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주장들과 맞물려 제작진이 개와 다른 동물의 생명에 차등을 두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의심을 불러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