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항저우'입니다.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5년 만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장소입니다. 기다림 자체가 길었던 탓인지 선수들에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어떤 때보다도 많이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현장을 더욱 깊고 진중하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편집자말]
 26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중국과의 준결승전에 나선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26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 중국과의 준결승전에 나선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대한럭비협회 제공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인제 럭비대결에서 한국이 중국을 36대 7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골리앗과 다윗의 결전은 다윗의 승리로 끝나듯, 한국도 보기좋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장정민과 정연식의 '트라이 퍼레이드', '짜요!' 응원 잠재우다

4강 진출에 중국 팬들이 그야말로 '총집결'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부터 중국 관중들이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한 막대풍선을 들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중국의 응원을 잠재우는 데 별다른 노하우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나오는 트라이 한 번이면 충분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장용흥의 감각적인 트라이로 득점에 성공했다. 3분 26초 정연식이 트라이를 찍어 넣은 데 이어, 김남욱 역시 컨버전 킥에 성공하며 경기 시작 직후에만 16점을 가져갔다.

정연식의 득점 퍼레이드는 1분 30초만에 다시 재개되었다. 5분 8초 경 정연식이 트라이에 다시금 성공하고, 정 중앙에 꽂힌 트라이 덕분에 컨버전 킥까지 성공하며 전반에만 스무 점을 넘게 벌었다. 전반 종료 직전에도 장용흥이 다시 트라이에 성공, 한국은 경기 분위기를 잡는 데 성공했다.

중국 관중들은 전반전이 끝나자 다시 목청을 가다듬고 큰 소리로 응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였을까, 중국 역시 후반 시작 1분 40초에 트라이를 찍어넣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장정민이 '득점 퍼레이드'의 주인공이 되었다. 장정민은 4분 35초 한국을 달아나게 하는 트라이를 성공, 점수 차를 다시 벌렸다.

컨버전 킥까지 성공시키며 31대 7이라는 점수차를 만든 한국. 사실상 중국의 결승 진출이 좌절되자, 중국 관중들의 응원 소리도 점점 작아졌다. 경기 막판에는 장정민의 '쐐기 트라이'까지 터졌다. 

21년 만의 우승, '숙적' 홍콩을 잡아라

한국은 중국의 강점을 모두 무력화시키는 플레이를 펼쳤다. 선수들을 빠르고 날랜 몸짓으로 중국 선수들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홈 어드밴티지' 중 하나인 판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아예 '시비의 여지조차 없는' 플레이를 펼친 것도 한국 선수들의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 홍콩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옐로 카드 두 번이 나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은 카드 한 장을 받지 않는 싸움을 펼쳤다.

다만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코앞에 둔 한국 대표팀에게는 '난적' 홍콩이 남아 있다. 홍콩은 한국의 첫 올림픽 출전의 제물이 되었던 팀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한국의 첫 15인제 럭비 월드컵 출전을 불발시킨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용호상박의 결전이다.

럭비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7시, 항저우사범대 장첸캠퍼스 부설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출전한다. 전반과 후반, 14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한국 럭비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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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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