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 럭비 세븐스 대회. 한국 선수단의 '모의고사' 노릇을 했던 대회였다.
박장식
4년 전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한국 첫 올림픽 진출의 영광을 썼던 한국 남자 럭비. 특히 남자 럭비 대표팀은 2년 전 올림픽에서 승패보다 더욱 중요한 도전을 바탕으로 '럭비 정신'이 무엇인지 스포츠 팬들에게 보여주었다.
2년이 지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한국 럭비의 마음가짐은 어떨까. 마침 한국 럭비는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21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없었다. 만 20년 만에 돌아오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일차 목표다.
마침 우연의 일치도 있다. '한국 럭비의 히딩크' 찰리 로우 감독이 떠난 뒤 새로운 대표팀 감독이 된 이명근 감독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때 선수로 금메달을 품에 안았던 것. 이명근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뿐만 아니라, 올림픽 예선에서도 모두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했다.
감독 변경, 아쉬웠던 '모의고사' 거쳐, 항저우로 입성했다
아시안게임 전까지, 올해 여름까지의 한국 럭비는 '우여곡절'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지난 4월에는 한국 럭비의 발전을 이끌었던 찰리 로우 대표팀 감독의 재계약이 불발되었다. 코치로, 감독으로 대표팀에서 선수들과 코치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찰리 로우 감독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이명근 코치가 대표팀의 감독으로 새로이 임명되었다. 전임 서천오(현 국군체육부대 감독) 감독 이후 다시 '국내파 감독'으로의 회귀였다. 이명근 감독 역시 한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다들 찰리 로우 감독의 공백을 대비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듯 찰리 감독의 빈 자리는 컸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역시 새로운 시작에 나섰다.
특히 일본의 '재팬 럭비 톱 리그'의 오랜 팀인 산요, 파나소닉 등에서 뛰는 등 일본에서 긴 선수생활을 했던 유영남 코치가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 힘이 되었다. 베테랑 선수들 역시 위기를 딛고 한 데 뭉쳐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최종예선 레이스에 합류했다.
아울러 아시안게임 직전에는 한국에서 '모의고사' 격이었던 대회가 열렸다. 지난 8월 인천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럭비 세븐스 대회에서는 한국이 오래간만의 우승을 목표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숙적' 홍콩에 밀려 결승행이 좌절되었고, 결국 3위에 그친 것이 큰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이명근 감독은 "결과적인 목표는 아시안게임에서 결과를 내는 것이니, 베테랑 선수와 중간 선수들, 신인 선수들을 세븐스 대회에서 기회를 주고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필요했다"면서, "특히 올림픽도, 월드컵도 나간 선수들은 30대 중후반이기에 새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이 큰 목적이었다. 아시안게임 메달 색깔을 바꾸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보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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