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MBC < 나는 가수다 >에서 보아(BoA)의 'No.1'을 공연한 이소라
MBC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음악 경연 예능, 그 중심과 시작에는 단연 MBC <나는 가수다>가 있다. 박정현, 임재범, 김범수 등 내로라하는 보컬리스트들이 그 역량을 뽐내는 본격적인 경쟁의 장은 삽시간에 수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어당겼다.
시청자들을 매료한 다양한 공연들 속에서도, 이소라의 'No.1'은 가장 '놀라운' 무대였다. 밝은 댄스곡인 보아(BoA)의 원곡을 음울한 록으로 탈바꿈시킨 편곡도 신선했지만 이를 소화하는 그녀의 날카로운 절규는 청중을 강하게 흡인했고 또 충격에 빠뜨렸다.
'바람이 분다', '난 행복해'와 같은 발라드곡으로 알려져 있던 이소라였기에, 많은 이들이 그녀의 '변신'에 감탄했지만 그녀에게 로커는 변신의 대상이 아닌 또 다른 자아였다. 서정적이고 우아한 형체 속에 거친 이면이 숨쉬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 페르소나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작품이 바로 그녀의 3집 <슬픔과 분노에 관한>이다. 앨범명처럼 슬픔과 분노를 다루며, 그중에서도 특히 분노를 노래하기 위해 그녀는 작품의 절반가량을 다소 거친 질감의 록에 할애했다. 우아한 목소리는 날카로워졌고, 태도에서는 전에 없던 한기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