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교살자> 스틸컷
디즈니플러스
남성들의 시대, 편견과 싸운 여기자들
이후는 거듭되는 살인사건을 쫓는 두 여기자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남녀차별이 명백하던 시대,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살인사건 취재에 나선 기자들의 고군분투가 시종 긴장감 넘치게 그려진다. 지역 경찰과 대적하길 꺼려하는 보수적인 문화며 판매부수를 위해 여성 기자들의 모습을 찍어 신문에 싣는 모습 등이 인상적으로 담겨있다.
권력과 경제력 앞에 무릎 꿇고 외면하기 일쑤인 오늘날 언론의 모습이, 광고수익과 클릭수를 쫓느라 여념 없는 오늘의 참담함이 반 세기 전 보스턴 언론 가운데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 행간에서 읽히는 건 선명하다. 어째서 누군가는 무릎 꿇지 않는지, 어떻게 내야 할 목소리를 내는지에 대한 것이다. 반 세기 전 보스턴에서 가능했다면, 오늘의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영화 속에서 거듭 빛나는 건 모든 역경을 뚫고 진실에 다가서려는 두 기자의 태도다. 사주며 국장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경찰의 압력이나 누군지 모를 이의 협박전화에도 물러서지 않는 기자들의 태도가 그야말로 인상적으로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