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매버릭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러나 <매버릭>은 지금 개봉한 다른 어떤 영화보다 더 곰곰이 생각해봄직한 지점이 많은 영화다. 세계열강의 이해관계가 걸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한창인 이 시점에서, 일찌감치 미국이 폭격이 가능한 무인기를 타국 영공에서 운용하는 정책을 적극 써온 역사가 있다는 점에서, 그 폭격으로 사망한 타국 민간인만 최소 수천 명에 이른다는 기밀문서가 이미 폭로된 상황에서, 무엇보다 현실화되지 않은 위협을 이유로 타국 영토를 공격한 이력이 수차례 존재하는 미국이란 국가의 역사를 살펴볼 때 영화가 가진 오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대선 이슈가 한창이던 올 1월, 윤석열 당시 후보자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타격을 언급하며 때 아닌 선제타격론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방안을 묻는 외신기자 질문에 미사일이 발사되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선제타격을 언급한 것이다.
적극적 방위의 개념으로 선제타격이 언급되는 건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이 주체라면 더욱 그렇다.
미국은 제3국의 핵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최소 수십 차례 당사국 동의 없는 위협국 선제타격을 검토한 바 있다. 한반도도 그들의 주된 무대다. 1994년 있었던 1차 북핵위기 때 빌 클린턴 행정부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정밀타격을 검토한 일이 있었다. 미군을 포함해 예상되는 희생이 너무 크다는 반대 끝에 폐기됐으나 이후에도 미국은 수차례나 선제타격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 정부와 선제타격안과 관련해 사전 논의를 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카타르시스 뒤에 숨겨진 야만성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