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비극이야 예술의 오랜 소재다. 고향으로부터 멀리 끌려나와 제 삶과는 별반 관련이 없는 싸움을 벌이는 일 아닌가. 끌려나와 죽는 남자들도, 그들을 기다리는 여자들도, 그 어딘가에서 삶이 뭉개지고 마는 수많은 사람들도 모두 피해자다. 어느 소수의 이익을 위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절망을 겪는 전쟁이야말로 지성을 가진 인간이 몰아내야 할 적이 분명하다.
인류가 잊지 못하는 큰 전쟁 몇이 있다. 개중에서도 2차 대전은 역사 위에 손꼽히는 비극을 썼다. 나치 독일의 동부전선, 독일과 소련이 맞닿는 땅에선 무고한 이들이 총탄과 포탄에, 굶주림과 질병에, 추위와 가난에 고통 받았다. 인간이길 포기한 인간이 너무나도 많았고 인간성을 빼앗긴 인간도 몹시 많았다.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내츄럴 라이트>가 그리고자 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