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이 프로듀싱한 김연우 2집은 앨범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돼 있다.
지니뮤직,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유희열과 김연우는 2003년 2월 김형중의 첫 앨범이 발매된 직후 곧바로 김연우의 솔로 2집을 준비했다. 프로듀싱을 맡은 유희열 외에도 윤종신과 정지찬, 루시드폴, 황성제, 윤사라, 이루마 등 쟁쟁한 동료 뮤지션들이 대거 김연우 2집에 참여했다. 그렇게 준비기간이 길어진 김연우 2집은 해를 넘겨 2004년 1월이 돼서야 대중들에게 선을 보일 수 있었다.
김연우는 연말 시상식이나 순위 프로그램 1위를 노리는 가수는 아니지만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라면 앨범 발매시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겨울과 눈을 배경으로 하는 시즌송 <연인>이 타이틀곡인 김연우 2집은 1월에 발매됐다. 자고로 시즌송이란 계절이 시작되기 직전에 발표해 미리 바람몰이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름 시즌송의 대가 쿨의 앨범이 항상 여름이 되기 직전에 발매되는 이유다.
하지만 김연우에겐 그만한 상업적 수완은 없었고 결국 노래와 앨범의 완성도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유희열의 예쁜 가사와 김연우의 달달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 2집 타이틀곡 <연인>은 발매 당시 기대만큼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연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지현을 모델로 한 디지털 카메라 CF에서 BGM으로 쓰이면서 대중들에게 숨은 명곡으로 재조명됐다.
김연우 2집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해진 곡은 윤종신이 가사를 쓴 <이별택시>다. 김연우는 처음 윤종신에게 받은 가사를 읽고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와이퍼는 뽀드득 신경질 내는데' 같은 신선한 표현(?)들 때문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고 한다(사실 수정되기 전 가사 '원본'에는 기사 아저씨에게 할증 요금을 물어보는 내용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가사를 유심히 들어 보면 매우 슬픈 내용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윤종신은 과거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윤종신은 '자신이 만들었으나 아쉽게 히트하지 못한 곡'으로 <이별택시>를 꼽으며 직접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에는 <윤도현의 MUST>라는 프로그램에서 윤종신과 김연우가 함께 출연해 듀엣으로 <이별택시>를 부른 적이 있는데 방송이나 공연에서 좀처럼 들을 수 없는 두 보컬리스트의 화음을 들을 수 있는 무대였다.
<나는 가수다>의 음악감독이었던 정지찬이 만든 <이미 넌 고마운 사람>과 '숨길 수 없었던 내 마음과 내 사랑이 늘 당연했던 너'라는 가사가 처량함을 극대화하는 <잘해주지 말걸 그랬어>도 긴 시간 동안 잔잔한 사랑을 받았다. 윤사라 작사, 유희열 작곡의 < 8211 >은 외국으로 유학, 혹은 이민을 떠난 남자가 한국에 두고 온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발라드곡이다.
김연우 2집은 연인이 사랑하다 헤어지고 그리워하다 다시 재회하는 드라마틱한 구성을 가진 앨범이다. 김연우 2집은 앨범 전체의 스토리라인과 감성을 중요시한 앨범이라 여느 발라드 가수라도 팬서비스를 위해 하나쯤 앨범에 싣곤 하는 빠른 비트의 노래가 한 곡도 들어 있지 않다. 김연우의 맑은 음색을 들으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싶을 때 들으면 더 없이 좋은 앨범이다.
이영현-제아-이석훈-임정희의 노래 선생님
▲김연우는 <나가수> 전 시즌에 모두 출연했던 유일한 가수다.MBC 화면 캡처
김연우는 2006년 영화 <사랑을 놓치다>의 OST <사랑한다는 흔한 말>이 들어 있는 3집 앨범을 발표했다. 사실 김연우 3집은 대중적으로 그리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사랑을 놓치다>를 만들었던 추창민 감독은 훗날 <광해>를 통해 '천만 감독'이 됐다. 여기에 <사랑한다는 흔한 말> 역시 오랜 기간 잔잔하게 사랑을 받았으니 결국엔 모두가 '해피엔딩'이 된 셈이다.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의 실용음악과 교수이기도 한 김연우는 빅마마의 이영현,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제아, SG워너비의 이석훈, 임정희 등을 가르힌 보컬 트레이너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2011년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김연우는 김장훈의 <나와 같다면>을 불러 '인상적으로'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이듬해 <나가수2>에서 명예졸업을 했고 2015년에는 <복면가왕>의 독주를 통해 이 시대를 대표하는 가요계의 '노래본좌'로 명성을 떨쳤다.
김연우를 발굴한 유희열은 "김연우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토이가 존재할 수 있었다"며 토이 내에서 김연우가 가진 절대적인 존재감을 표현한 바 있다. 장수 팝 DJ 배철수 역시 "김연우가 키가 좀 더 크고 조금만 더 잘생겼다면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물론 이는 김연우의 외모에 대한 비하가 아닌 김연우의 노래 실력에 대한 극찬이었다).
김연우의 대표곡으론 토이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과 <여전히 아름다운지>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냉정하게 말하면 솔로앨범에서 모든 대중들이 알 만한 김연우의 대표곡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김연우가 가진 가치를 떨어트릴 순 없다. 김연우는 목소리 하나로 대중들의 감성을 움직일 수 있는 이 시대 최고의 보컬리스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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