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적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가 13일 오전 힐만 감독의 후임 사령탑을 발표했다. 염경엽 단장이 계약 기간 3년(총액 25억 원)으로 SK의 감독을 맡게 되었다. SK는 15일 감독 이취임식을 거행한다. 

힐만 감독은 정규 시즌 종료에 앞서 고령의 부모 간병을 위해 SK가 제안한 재계약을 고사한 바 있다. SK는 지난 2년 간 단장을 맡아 팀 내부 사정에 밝은 것은 물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에 기여한 염경엽 단장에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단장에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SK 염경엽 감독

단장에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SK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 감독 자진 사퇴 후 2년 만에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하게 되었다. 그는 넥센 감독 첫해였던 2013년 정규 시즌 3위로 팀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냈다. 이 해를 기점으로 넥센을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올려놓았으나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에 1승 3패로 밀려 탈락한 뒤 스스로 물러났다. 

단장의 감독 복귀 사례는 염경엽 감독에 그치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는 정규 시즌 7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조원우 감독을 10월 19일 경질하고 LG 양상문 전 단장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양상문 감독은 3년 반의 LG 감독 임기가 만료된 2017시즌 직후 단장으로 영전했지만 1년 만에 친정팀 롯데의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하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염경엽 감독과 양상문 감독 모두 감독 복귀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2년 전 넥센을 떠날 때 'SK와의 감독 밀약설'로 인해 이장석 전 대표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그가 감독이 아닌 단장으로서 SK에 몸담게 되었을 때도 SK 감독을 맡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상당했다. 그리고 힐만 감독의 2년 임기가 사실상 만료된 한국시리즈 최종전으로부터 12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다음날 오전 염경엽 감독 선임이 발표되었다. 
 
 LG 단장에서 물러난 뒤 롯데 감독을 맡은 양상문 감독

LG 단장에서 물러난 뒤 롯데 감독을 맡은 양상문 감독 ⓒ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의 현장 복귀 과정도 석연치 않은 측면이 있었다. 그가 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LG 단장에서 자진 사퇴한 다음날 롯데는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LG 단장에서 물러난 직후 롯데 구단으로부터 감독 제안을 받고 수락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하루 만에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져 오히려 부자연스럽다는 시각이 있다. 

비록 감독은 아니지만 단장의 현장 참여 사례는 NC 다이노스가 먼저였다. 지난 6월 NC는 성적 부진을 책임으로 김경문 감독을 경질하고 유영준 단장에 감독 대행을 맡겼다. 시즌 종료 후 NC는 이동욱 감독 선임을 발표했으나 유영준 전 감독 대행은 프런트로 돌아가지 않고 코칭스태프로 남는다고 밝혔다. 
 
 감독 대행에서 물러난 뒤 코칭스태프로 남는 NC 유영준 전 감독 대행

감독 대행에서 물러난 뒤 코칭스태프로 남는 NC 유영준 전 감독 대행 ⓒ NC 다이노스

 
유영준 전 감독 대행은 프로에서 선수로 몸담은 적은 없으나 실업야구까지 경험한 선수 출신이다. 유영준 전 감독 대행까지 감안하면 2018시즌 초반 단장이었던 인사가 3명이나 그라운드로 돌아오게 되었다. 

KBO리그에서는 한동안 유행처럼 선수 출신 단장이 줄을 이어 임명되었다. 하지만 단장들이 오히려 현장으로 돌아오는 새로운 추세가 형성되고 있다. 팀 운영에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단장들과 달리 KBO리그는 여전히 감독의 권한이 강하며 단장의 재량이 많지 않음을 방증한다. 단장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봉 역시 단장에 비해 감독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현장에 돌아간 단장 출신 지도자들의 2019 시즌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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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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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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