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0시(한국 시각)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일본과 세네갈의 경기가 열렸다. 두 팀 모두 첫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만큼, 이번 경기에서 이긴다면 사실상 조 1위를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였다.

조직력의 일본, 개인 기량의 세네갈

이날 경기는 한 마디로 일본의 조직력과 세네갈의 뛰어난 개인 기량 싸움이었다. 일본은 첫 번째 경기에서 사용했던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완성된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에 나섰다.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는데, 이는 5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면서 중원에서의 활발한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며, 동시에 볼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심산이었다.

반면 세네갈은 이 날 경기에서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투톱을 사용했던 첫 번째 경기와 비교해, 중앙 공격수의 숫자를 하나 줄이고 미드필더에 한 명을 더 배치했다. 이는 미드필더진에 많은 수의 선수를 배치한 일본에게 중원에서 우위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에이스' 마네와 '떠오르는 신성'사르를 양쪽의 측면 공격수로 배치해 스리톱 전술을 사용하면서, 비교적 약한 일본의 측면수비를 노리기도 했다. 세네갈 선수들 개개인의 힘과 스피드가 워낙 좋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는 조직적인 수비를 통해 세네갈의 스리톱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것이 관건이었다.

[전반전] 세네갈의 오른쪽 라인, 일본의 왼쪽 라인의 대결

경기 초반에는 세네갈이 첫 번째 경기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일본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방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며 볼의 소유권을 가져왔고, 동시에 선수들의 압도적인 스피드와 힘을 활용해 일본의 수비진을 몰아붙였다. 특히나 오른쪽 측면 공격수 사르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와구에를 활용한 공격으로 일본의 왼쪽 수비진을 상대로 완벽한 우위를 가져갔다. 경기 시작 15분 만에 세네갈이 오른쪽 측면에서부터 시작되는 공격만으로 4개의 슈팅을 기록했다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결국 전반 11분, 오른쪽 측면을 활용한 세네갈의 훌륭한 공격 작업이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와구에가 올린 크로스가 왼쪽의 측면 수비수 사발리에게 연결됐다. 일본 골키퍼 카와시마가 사발리의 슈팅을 펀칭으로 막아내려 했지만 카와시마의 바로 앞에 있던 마네를 맞고 골로 연결됐다. 명백한 카와시마의 실수였지만, 근본적으로는 세네갈에게 완전한 우위를 내준 일본 왼쪽 수비진의 문제가 더욱 커 보였다.

세네갈이 1-0 리드를 잡은 이후로는 일본이 어느 정도 볼의 소유권을 가져갔다. 그러나 일본은 한동안 수비진에서 의미 없는 패스만을 반복하며 공격적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전혀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던 후반 33분, 일본이 갑자기 반전을 만들어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일본의 미드필더 시바사키가 세네갈의 수비라인 뒤쪽을 절묘하게 침투하던 왼쪽 수비수 나가토모에게 롱패스를 내줬다. 나가토모의 패스를 받은 일본의 왼쪽 공격수 이누이가 오른발로 절묘한 감아차기를 시도해 성공시켰다. 단 한 번의 롱패스로 세네갈의 수비진을 완벽히 허문 시바사키의 패스가 빛난 장면이었다.

일본이 동점골을 넣은 이후에는 일본이 어느 정도 흐름과 볼 소유권을 가져왔으나, 세네갈도 볼을 탈취할 때마다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만들어내며 전반 종료까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전반 38분 세네갈의 공격수 니앙이 결정적인 일대 일 찬스를 맞기도 했으나, 니앙의 슈팅은 일본 카와시마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전] 결국은 측면 싸움이었던 이날 경기

후반전 초반에도 세네갈이 볼의 소유권을 가져갔다. 그러나 일본이 전반과는 달리 세네갈의 측면 공격에 대한 대비를 했기 때문인지, 세네갈은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몇 번의 중거리슈팅을 이용해 유효슈팅을 만들어낸 것이 전부였다.

오히려 일본이 볼의 소유권을 가져왔을 때, 연계플레이를 통해 위협적인 공격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18분, 일본은 역습 상황에서 수비진이 한 번에 최전방 공격수 오사코에게 매우 긴 롱패스를 날려주었고, 오사코에게 패스를 받은 이누이가 다시 한 번 결정적인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슈팅을 골대를 맞고 나갔다. 마치 일본의 선제골 장면이 재현되는 것 같은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이 외에도 일본은 중원에서의 끊임없는 패스 플레이로 세네갈의 체력이 방전되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동점의 균형을 깬 것은 세네갈이었다. 후반 초반에 비해 헐거워진 일본의 측면 수비진을 공략해 후반 26분에 골을 기록한 것이다. 왼쪽의 측면 수비수 사발리가 개인 기량으로 일본의 수비를 제친 후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이 크로스를 받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와구에가 골을 넣었다. 전반전 세네갈의 첫 번째 골과 마찬가지로, 세네갈 측면 수비수들의 훌륭한 공격력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세네갈에게 2-1 리드를 허용한 일본은, 이후 공격자원인 혼다와 오카자키를 연달아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최전방 공격 자원인 오카자키를 투입해 포메이션을 4-4-2로 바꾸며 공격 숫자를 늘렸고, 공격 센스가 좋은 혼다를 활용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으려고 했다.

일본에 이러한 노력은 후반 33분 결실을 맺게 되었다. 일본의 얼리 크로스를 막는 상황에서 세네갈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크로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일본의 공격수들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진 세네갈의 수비진을 제대로 공략한 것이다. 골을 기록한 선수는 혼다였는데, 일본 니시노 감독의 용병술이 제대로 들어맞은 순간이었다. 동시에 세네갈은 이전 장면에서부터 계속해서 허점을 드러낸 측면 수비가 다시 한 번 무너지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측면 수비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로 두 개의 실점을 허용했다.

2-2 균형이 맞춰진 이후로 양 팀은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는 결정적인 추가골을 노렸으나, 별다른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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