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경기. 크로아티아의 이반 페리시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경기가 연장전으로 접어들자 해리케인 등 잉글랜드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달랐다. 특히 32살의 노장 모드리치는 유니폼이 땀으로 완전히 적셔진 가운데에서도 끊임없이 투혼을 불사 지르며 세계최고의 미드필더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캡틴 모드리치의 투혼은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의 득점본능도 깨웠다. 이번 대회에서 1골(덴마크전)에 그치며 세계최고 공격수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만주키치(유벤투스)는 후반 4분 잉글랜드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침투에 이은 깔끔한 왼발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며 52년 만에 월드컵 정상을 노리던 잉글랜드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다크호스에서 우승후보로... '무명 감독' 다리치, 최후의 승자 될까크로아티아는 대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 흔한 '다크호스'로 평가받던 팀이었다. 외신들은 크로아티아 대신 그들과 한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를 주목했고, 세계 도박사들도 크로아티아의 최종성적을 10위~16위권으로 예측했다.
그랬던 크로아티아가 이번 월드컵에서 '기적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크로아티아 언론들은 즐라트코 다리치 감독의 리더십을 크로아티아 돌풍의 원인으로 꼽는다.
51세의 젊은 감독인 다리치 감독은 선수 시절 국가대표팀에 단 한 번도 발탁되지 못한 무명 선수였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NK 바라주딘 등 중위권 팀을 맡았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평범한 축구인생'을 이어갔다.
다리치 감독이 감독으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유럽 무대를 떠나 아시아 무대에 입성한 지난 2010년부터다. 사우디 프로축구 알파이살리 FC로부터 제안을 받고 생소한 아시아 땅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온 그는 'UAE 축구명문' 알아인(2014~2017)을 이끌고 각종 리그와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다리치 감독이 중동 무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크로아티아는 살얼음판의 행보를 달리고 있었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에서 아이슬란드에 밀리는 등 부진한 모습으로 월드컵 본선 탈락위기에 놓인 것이다.
다리치 감독은 '1998 월드컵 영웅' 다보르 슈케르 축구협회장의 제안을 받고 지난해 10월 크로아티아 대표팀 감독으로 깜짝 부임했다. 그는 몇몇 스타 선수에게만 의존했던 안테 차치치 전임 감독과 달리 팀워크 정신을 강조하며 위기에 놓인 크로아티아를 본선으로 이끌었다.
다리치 감독은 지난달 나이지리아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중 교체멤버에 불만을 품고 경기출전에 거부한 'AC밀란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를 대표팀에서 퇴출시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다리치 감독은 '팀에 도움되지 않는 선수는 우리 팀에 필요 없다'고 밝혀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자칫 동요할 수 있는 22명의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냈다.
▲2018년 7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경기. 크로아티아의 마리오 만주키치가 결승골을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원팀'을 강조하는 무명 선수 출신의 다리치 감독은 이제 선수 시절 월드컵 정상을 경험한 스타 감독 디디에 데샹이 이끄는 프랑스와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오는 16일 오전 0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다리치 감독은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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