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인디'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그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하여 인디·언더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연재 시리즈입니다. '인사이드인디'를 통해 많은 아티스트의 좋은 음악을 독자분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가 인디·언더 문화가 활성화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기자말

프로듀서 리버(Leever) 프로듀서 리버(Leever)와 지난 23일 홍익대학교 부근에서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프로듀서 리버(Leever)프로듀서 리버(Leever)와 지난 23일 홍익대학교 부근에서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리버(Leever)

래퍼들은 프로듀서와의 교류를 통해서 좋은 앨범을 탄생시키고는 한다. 특히나 1인 창작자들에게 프로듀서들과의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 프로듀서가 없다면 본인들의 음악을 만들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직접 제작하는 창작자도 있지만, 아직 그 수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오늘 만나 볼 인사이드인디 뮤지션은 작곡가 리버(Leever)이다. 그는 래퍼 송좌의 <그늘별>을 제작하고, 인디 여성 듀오 클레이의 싱글 <아쿠아리움>과 <나만잡아> 등 총 5개의 앨범에 편곡으로 참여했다. 지난 23일 오후 3시경, 서울 홍익대학교 부근에서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아래는 인터뷰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 안녕하세요 '인사이드인디' 구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분들! 20살 작곡가 리버, 기가람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 프로필을 확인해보니 1996년생이라고 나오네요. 어린 나이인데, 작곡하게 된 계기를 알고 싶습니다.
"7살 때부터 집에서 피아노를 조금씩 쳐오다가, 중학교 3학년쯤 힙합에 눈을 뜨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작곡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죠."

- 래퍼 송좌, 클레이 등 여러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해나가고 있는데, 리버(Leever)는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장르의 곡을 소화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힙합 음악을 좋아하지만, R&B 음악도 듣고, EDM도 조금 듣고, 일본 뉴에이지 음악도 들어요.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들으려고 노력하다 보니깐, 제 생각보다 제가 할 줄 아는 음악이 많아지더라고요."

리버(Leever)에게 프로듀서의 길을 열어줬던 <그늘별>

래퍼 송좌 싱글 <그늘별> 프로듀서 리버(Leever)는 송좌 싱글 <그늘별>에 작곡으로 참여하였다.
래퍼 송좌 싱글 <그늘별>프로듀서 리버(Leever)는 송좌 싱글 <그늘별>에 작곡으로 참여하였다.리버(Leever)

- 송좌의 앨범 <그늘별>은 어떤 계기로 탄생하게 된 곡인가요?
"언젠가 한 번 송좌 형의 무대를 보고 반했어요. '언젠가 꼭 한 번 작업 해봐야지'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송좌 형이 SNS에 비트메이커를 찾는 글을 올리셨어요. 그걸 보고 '이거다!' 싶어서 바로 연락드렸죠."

- <그늘별> 이외에도 내년 새롭게 발매되는 앨범을 래퍼 송좌와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발매 전이지만 어떤 풍의 곡인지 독자들을 위해서 잠깐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부드럽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지만, 달콤한 얘기를 나누는 곡은 아니에요. 곡을 쓸 때 래퍼 '기리보이'씨의 음악을 많이 참고했어요. '기리보이'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대충 감이 오실 것 같습니다."

- 클레이의 5개의 앨범을 모두 편곡하였습니다. 편곡하는 과정에 있어서 어떤 점을 더 부각하고자 노력을 하였나요?
"제가 내고 싶은 사운드를 잃지 말되, 클레이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려 했어요. 편곡은 제가 했지만, 대부분의 작곡은 클레이가 했기 때문에 클레이의 색을 가능한 한 지키고 싶었어요."

- 클레이의 곡들을 편곡할 때 힙합과는 차별화를 했을 텐데, 어떤 점에서 차이를 두었나요?
"사실 전 완전 힙합으로 편곡하고 싶었어요. 근데 이미 남이 작곡한 곡을 편곡하려다 보니, 제가 내고 싶은 사운드가 온전하게 나오질 않더라고요."

클레이 원곡에 느낌을 그대로 재연한 5개의 앨범 편곡

클레이 싱글 <나만잡아> 지난 7월28일 리버(Leever)는 클레이 싱글 <나만잡아>의 편곡으로 참여하였다.
클레이 싱글 <나만잡아>지난 7월28일 리버(Leever)는 클레이 싱글 <나만잡아>의 편곡으로 참여하였다.리버(Leever)

- 리버(Leever)에게 자신 있는 음악 풍이 있다면 어떤 장르를 꼽을 수 있나요?
"서던 힙합, 특히 트랩이나 래칫 쪽이 자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더 깊게 들어가서 칠 트랩, 피비알앤비, EDM트랩까지 다양한 음악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 리버(Leever)에게 영향을 준 작곡가 및 비트메이커들은 누가 있을까요?
"'3rd Coast'라는 팀의 프로듀서이신 권성민씨께 작곡을 배웠었어요. 이 선생님께 정말 많은 걸 배웠고, 지금도 종종 음악 하는 동생들에게 조언해줄 때, 이 선생님의 말씀을 인용하고는 합니다."

- 프로듀서와 래퍼들의 마찰도 무시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점이 가장 리버를 힘들게 하였나요?
"제가 머릿속에서 상상한 그림과 래퍼가 다르게 갈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경우 보통 제가 상상한 것보다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전 아직 부족한가 봐요. (웃음)"

- 프로듀서와 작곡가들은 곡이 안 나올 때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소하고는 합니다. 리버는 어떤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나요?
"곡이 안 나올 땐 영감이 올 때까지 무작정 놀아요! 다만 놀면서도 가능한 노래를 들으려 합니다. 당장 듣고 싶은 노래라든가, 아직 찾아듣지 못한 앨범을 찾아봐요. 그래도 영감이 안 와서 귀가 아플 땐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곤 합니다.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헝거게임> 마지막 편을 봐야하는데 못 봐서 굉장히 슬퍼요."

- 최근에도 많은 래퍼와 무료 공개 곡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작업한 결과 중 어떤 래퍼와의 호흡이 가장 잘 맞았나요?
"저랑 4~5곡 이상을 같이 한 카바인(Kabain)이라는 래퍼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랑 서로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그림이 잘 맞는 것 같아요."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10곡에서 15곡 정도 양질의 퀄리티로 곡을 뽑아낸 후에, 여러 회사에 보내보고 싶어요. 대학을 안 가서 그런지 백수 소리를 듣고는 하는데 어서 백수에서 탈출하고 싶어요. (웃음)"

1996년생인 리버의 강력한 포부와 성공하고 싶다는 갈망의 눈빛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음악인들에게 불투명한 미래가 그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 이유이다. 좀 더 실력 좋은 아티스트들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리버 기가람 LE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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