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에서 '사모님'만큼 가부장적인 캐릭터가 있을까. 그들은 항상 남편에게 높임말을 쓴다. 반대로 남편은 반말하거나 아랫사람처럼 하대한다. 또한 허영심이 많고 무지한 캐릭터로 연출되는데 이는 되려 남성의 재력과 능력을 체감하게 한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 속 정치인 남편을 착실히 보필한 상아는 "멍청해 보일수록 남편은 똑똑해 보이고, 사치할수록 남편의 성공이 실감 난다"고 하기도 했다.
남성의 힘을 증명하기 위한 사모님들은 아름답지만, 캐릭터로서 납작했다. 순종적인 말투와 고분고분한 표정, 묘하게 바보 같은 행동. 그 속에선 여성 캐릭터를 무력화하는 가부장제의 섬뜩함만이 보였다.
그리고 어느 사모님이 모든 걸 박살 냈다. 삐딱한 말투와 노골적인 욕망, 남편과 아들을 탓하는 속내까지. 누군가의 트로피는 되기 싫고, 내가 가진 트로피는 늘리고 싶은 사모님의 욕망에 휘둘리고 싶다.
남편에게 '닥쳐'하는 사모님은 처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