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호주 국적의 말레이시아계 영화 감독 제임스 완은 <쏘우>와 <컨저링>을 연출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가성비 감독'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물론 제임스 완 감독은 <분노의 질주: 더 세븐>과 <아쿠아맨>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도 잘 만들지만 12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쏘우>로 1억300만 달러, 2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든 <컨저링>으로 3억18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그리고 2017년 제임스 완에 버금가는 또 한 명의 '가성비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대이변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450만 달러로 만든 연출 데뷔작 <겟아웃>과 2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어스>로 나란히 2억55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조던 필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조던 필 감독은 작년에 개봉한 <놉>이 68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1억7100만 달러의 실망스런(?) 흥행성적을 남겼지만 여전히 뛰어난 가성비의 감독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이야 영화 감독으로 훨씬 유명하지만 사실 조던 필 감독은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다 영화감독으로 전향한 인물이다. 사실 국내에서도 개그맨들이 영화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물론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꿈을 향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개그맨으로 전성기를 달리던 1992년, 정통액션영화 <복수혈전>을 연출했던 이경규 '감독'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