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인물들의 심리를 탐구해봅니다. 그 때 그 장면 궁금했던 인물들의 심리를 펼쳐보면, 어느 새 우리 자신의 마음도 더 잘 보이게 될 것입니다.[편집자말] |
"도망친 거 같아요."
퇴사 후 7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다 직장에 복귀해 인턴이 된 워킹맘 고해라(라미란)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잔혹한 인턴>. 해라는 7회 일을 좋아하면서도 왜 회사를 관두었냐는 회사동료 소진(김혜화)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그러자 소진은 "(저도) 휴직하고 도망가려는 거예요. 내가 봐도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쪽팔려서"라고 답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서로 도우며 회사에서 버텨내고자 애를 쓴다. 이들의 고군분투는 나 역시 워킹맘으로서 무척 애틋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도망'친 것이 이들의 '잘못'인 것일까. 이들이 서로를 도와 엄마임을 티 내지 않고 열심히 일하면 정말 직장에서 잘 버텨낼 수 있을까.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회사 '마켓 플레이스'의 근무 환경을 돌아보면 결코 이들만의 책임이라 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해라와 소진 역시 이를 잘 알 듯 8회엔 "우리가 정말 버텨낼 수 있을까요?"(소진) "우리가 힘을 합치면 뭐든 가능할 것 같습니다 라고 믿으면 더 낫지 않을까요?"(해라)라며 자조 섞인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누구보다 일에 진심이지만, 돌봄을 병행한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한숨은 과연 어디에서 온 걸까. 워킹맘들이 내쉬는 '한숨'의 진짜 이유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