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포스터.
㈜티브로드폭스코리아
성공한 건축가지만, 엄격하고 냉정한 아버지인 료타는 조금은 느리고 소극적인 아들 케이타가 자신과 닮지 않았다고 탐탁지 않아 한다. 그러던 중, 케이타를 출산했던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고 알려온다.
케이타의 친부 유다이는 비록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존중할 줄 아는 아버지다. 따뜻한 마음씨도 품고 있다. 유다이 네에서 살고 있던 료타의 친아들 류세이는 활발하고 장난기 가득한 아이로 자랐다.
병원 측의 이야기를 듣고 두 가족이 처음으로 만난 후, 료타는 핏줄은 연결된 것이기에 류세이가 금세 자기와 닮게 될 거라며 류세이를 데려온다. 케이타도 친부 유다이 네에서 산다.
케이타는 처음 느껴보는 친아버지의 존중과 따뜻함에 금세 적응하는 듯했지만, 자유분방하고 활달하던 류세이는 엄격하고 냉정한 친아버지의 모습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20세기에 데뷔해 21세기에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우뚝 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9번째 연출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핏줄로 대표되는 기존의 '가족' 개념을 아버지의 시선으로 성찰하고 시간의 개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부모와 자식은, 이 작품에 한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결코 태생적이고 혈육적이지 않다. 함께한 시간이 그보다 훨씬 더 견고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야 비로소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료타가 과연 깨달음을 얻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공부에 성격이 왜 중요할까
료타의 믿음처럼 성격은 물려받는 걸까, 형성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맞다. 사람은 각기 다른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 특히 인내심, 만족감, 자신감 등의 특성에서 차이가 나타나는데, 이런 타고난 특성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핏줄의 부모 그리고 동일한 환경하에서 자란 형제라도 서로 다른 성격이지 않은가.
하지만 많은 이가 알고 있는 것처럼 타고난 기질이 전부는 아니다. 성격은 타고난 기질적 특성과 함께, 아이가 환경 속에서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성장하며 발달한다. 이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발달'이라 부모를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도 성격 형성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부모의 양육방식은 아이의 건강한 성격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고, 성인이 될 때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되었다.
그런데, 아이 공부에 '성격'이 왜 중요할까. 인성이나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것보다 공부만 잘하면 되지, 하는 인식이 많이 생겨나는 게 현실이고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성격의 영향을 너무 작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인성, 사회성 등을 포함하는 성격은 동기를 형성하는 데 아주 큰 영향을 끼치고, 학습을 비롯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건강한 성격 형성은 공부하는 데 큰 밑받침이 되는 것이다.
많은 연구에서 부모가 아이와 관계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구분했다. 바로 '기대'와 '반응'이다. 어떤 부모는 자녀에게 기대가 높고,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기대가 전혀 없다. 또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매우 반응적이다. 반응적이라는 건 아이의 행동에 반응하고 수용하며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아이를 거부하거나 부정한다.
료타의 경우를 보자. 료타는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그만큼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높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케이타에게 무관심하며 자신과 닮지 않은 성격을 가졌다는 이유로 못마땅해하며 급기야 부정한다.
기대는 높은데 비반응적인 부모에게 아이는 자신에게로 향한 기대에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다. 료타 앞에서 늘 주눅 들어 있는 케이타, 료타의 기대가 억압으로 느껴져 반항하고 마는 류세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상적인 부모의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