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퀸메이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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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메이커>에서 여성을 공격하는 방식은 여성이 가진 선천적인 특징, 혹은 사회적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은성그룹의 '은채령'은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동정표를 사기 위해 모유 수유하는 모습을 찍어 언론에 퍼뜨린다. 예상대로 그를 동정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수유하는 은채령을 향해 젖소 같다고 비꼬는 사람들 또한 존재하였다.
수유하는 여성의 신체를 젖소에 빗대는 것은 여성의 성을 비하하는 표현이자 현실에서도 여성을 공격할 때 사용된다. 수유는 출산한 여성이 겪는 불가피한 행위임에도 그 자체로 존중되지 못하고 사람이 아닌 동물적인 행동으로 묘사된다. 게다가 은채령은 드라마상에서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상무 이사임에도, 수유하는 여성이기에 '젖소'라 불린다.
더불어 <퀸메이커>에서 특정 정치인을 공격하기 위해 그의 아내가 신는 신발, 옷이 얼마나 명품인지 언급하며 사치스러운 여성이라고 비난하는 장면은 현실 속 여론과 비교할 수 없다. 개인의 소비는 타인이 함부로 평가할 영역이 아니지만, 여성의 소비는 합리적인 비교 없이 무조건 사치스럽고 허영인 행동으로 판단된다.
<퀸메이커> 속 여성들은 여성이라면 겪을 수밖에 없는 신체적인 변화로 공격받고 여성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과 싸운다. 이는 개인이 가진 능력, 위신과 무관하게 여성이라는 정체성에서 비롯된다. 그야말로 <퀸메이커> 속 여성들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과 싸우고 있다. 어쩌면 여자의 적은 또 다른 여자가 아니라 자신이 '여자라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
운동권 문소리, 냉정한 김희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