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 지난 17일 방송된 KBS 1TV <시사 직격> '집값 하락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폭락이와 폭등이' 편 연출하셨는데 방송 마친 소회가 어떠세요?
"일단 후련함이 큰 것 같습니다. 저희가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부동산 시장을 가까이서 취재하며 지켜봐 왔는데 그 3개월 동안 부동산 거래량이 살짝 반등세가 보였고 가격도 강남 3구를 위주로 다시 올라간다는 뉴스가 나왔었어요. 사실 저희가 처음에 부동산 아이템 잡을 땐 부동산값 폭락 시장 정점이었기 때문에 부동산 폭락장에서 나타나는 힘든 상황들을 보여준다는 메시지가 확고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하락장의 풍경만 담는다면 변화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시의성을 다 담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기존의 구성 방향에서 변화하는 시장의 모습까지 다 담으려 하니 중심 메시지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았었어요. 고민 끝에 부동산 하락기에 고통받고 있는 분들과 이 시기에 대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며 반등을 기대하는 분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또 저희가 만나는 모든 분이 집값 떨어졌다는 얘기는 하기 싫어하셔서 섭외도 난항이었고요. 때문에 이번 방송,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막연한 불안함이 있었는데 가감 없이 보여드릴 수 있게 돼서 그 어떤 편보다 감회가 남다르고 후련합니다."
- 집값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취재하게 되셨어요?
"일단 시사 프로그램은 연초에 항상 하는 아이템들이 있잖아요. 경제 아이템과 부동산 아이템 등이 대표적이에요. 지난해에도 <시사 직격>에서 부동산 관련된 아이템을 했고요. 거기에다 이번에는 역대급 부동산 폭락장과 거래 절벽으로 힘든 상황에 부닥친 분들이 많기에 지금 부동산 아이템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 PD님은 부동산에 관심이 있나요?
"저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 청년이거든요. 사실 저도 폭락이의 입장에서 부동산 시세는 계속 관심 있게 봐왔었죠. 근데 이 폭락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전세가와 집값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미분양과 집값의 관계는 어떤지, 부동산 경매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의 건 사실 자세히 몰랐었어요."
- 처음에 취재는 뭐부터 하셨어요?
"일단 전국의 집값 동향을 먼저 살펴보고 취재 시작했던 1월 당시에는 급매매 급전세가 엄청 많았던 시기였어요. 제작진은 전국 부동산을 다녀봤고 유명 부동산 카페, 부동산 관련된 오픈 채팅방 등에서 하락장에 고통받고 계시는 분들을 먼저 찾아봤던 것 같아요."
- 1월엔 거래절벽 아니었나요?
"맞아요. 거래 절벽이었습니다. 그 이유가 당시 전세가가 급락하면서 집값이 떨어지고, 집주인들은 역전세와 집값 폭락의 위험에 급매물을 내놓는 상황이었어요. 이렇게 매물은 쏟아지는데 막상 집 살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더 싸게 사고 싶지만 집주인은 되도록 비싸게 팔고 싶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서로 눈치 싸움, 줄다리기가 계속 이어져서 거래 절벽이 왔었던 거죠."
- 이번에 MC가 스튜디오에서 안 하고 야외에서 진행했는데 왜 그렇게 했나요?
"일단 이전에 부동산을 다뤘던 <시사 직격> 편들은 다 스튜디오에서 했었는데 저희 스튜디오가 어둡고 현장감이 떨어지잖아요. 근데 이번에 저희 VCR 들이나 1.3 대책의 주인공인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를 짚어주는 파트가 있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사는 집에 대한 이야기니까, 스튜디오보다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MC가 브릿지를 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집을 가진 장효근씨와 무주택자인 김상우(가명)씨 이야기로 시작하셨잖아요. 둘을 같이 배치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저희 회차 제목이 '부동산 하락장을 맞는 우리의 자세 -폭락이와 폭등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데 그 두 분이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으셨어요. 두 분 다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을 가진 청년이었고요. 그중 한 분은 2년 전에 집값이 폭등했을 때 집을 샀었던 영끌러셨어요. 그러니까 '폭등'을 더 바라겠죠. 그래서 '폭등이' 캐릭터로 했고요. 또 다른 한 분은 폭등기에 집을 사지 않았고 '지금도 더 떨어져야 된다. 지금도 내 집 마련하기 너무 힘들다'며 폭락을 바라는 '폭락이'가 있었어요. 그 제목 회차와 저희의 콘셉트에 딱 들어가는 두 분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구성상 제일 앞에, 같이 배치를 같이했었던 것 같습니다."
- 두 명 다 좋은 날이 오기를 바라는데 좋은 날의 의미가 다른 것 같던데.
"맞아요. 둘 다 좋은 날을 바라는데 유주택자인 한 분은 집값이 오르는 좋은 날을 바라고 있고 무주택자분은 내리는 좋은 날을 바라고 있죠. 비슷한 맥락에서 '집값 정상화'라는 키워드를 봤을 때 집값이 내려가는 게 정상화라는 분들도 있고 올라가는 게 정상화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이건 전문가들도 마찬가지고 시민들도 마찬가지고요. 모든 분한테 좋은 날이 올 수는 없겠죠. 근데 취재하면서 느꼈던 게 우리들이 각자 바라는 그 좋은 날의 접점은, 집값의 등락이 예측불가능할 정도로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 우리가 예측이 가능한 수준으로 집값이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거로 생각합니다."
"부동산 시장, 아직 눈치 싸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