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에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는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윤제균 감독의 역량을 마음껏 쏟아부은 영화다. 초반에는 각 캐릭터를 소개하면서 소소한 코미디 영화로 진행되다가 갑자기 해운대에 쓰나미라는 엄청난 재앙이 불어 닥치고 그 후 각 캐릭터들의 생존을 위한 사투가 그려진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슬프고 감동적인 드라마로 장르가 변주돼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사실 이는 <해운대>뿐 아니라 소위 '한국형 코미디 영화'로 불리는 장르의 영화들이 가진 공통점이다. 관객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면서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감독과 제작사에서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더라도 웃음이라는 본연의 주제 외에도 '감동'이나 '슬픔' 같은 여러 감정선을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한국형 코미디 영화'라는 독특한 장르가 탄생했다.
하지만 자고로 장르 영화란 본연의 주제에 충실했을 때 비로소 그 영화를 찾은 관객들을 만족 시킬 수 있다. 코미디 영화 역시 억지로 다른 장르를 조합하기보다는 관객들을 웃기는 데 집중해야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20대의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115분의 런닝타임 동안 '청춘 코미디'라는 하나의 장르에 충실하면서 관객들을 만족 시켰던 이병헌 감독의 첫 상업영화 <스물>처럼 말이다.
<극한직업>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