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금메달이라는 위대한 여정에 거의 다다른 노박 조코비치는 1시간 49분의 4강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우승을 차지할 때처럼 붉은 앙투카 코트에 드러누워 파리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바로 그곳 클레이 코트의 황제라 불리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이번 올림픽을 라스트 댄스로 만들고는 비교적 일찍 거기를 떠난 뒤였기 때문에 감회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으리라.

세르비아 테니스 국가대표 노박 조코비치(1번 시드)가 우리 시각으로 8월 3일(토) 오전 2시 스타드 드 롤랑 가로스에 있는 필립 샤틀리에 센터 코트에서 벌어진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나온 로렌초 무세티(11번 시드)를 2-0(6-4, 6-2)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4대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24회)에다가 올림픽 금메달을 더하는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눈앞에 뒀다.

결승 상대는 떠오르는 별 '알카라스'

조코비치가 서브를 넣은 1세트 첫 게임부터 듀스가 이어졌으니 결코 쉽지 않은 결승행 길목이었다. 그래도 조코비치는 침착한 서브 포인트로 게임을 지켜낼 수 있었고, 아홉 번째 게임에서 무세티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거기서 비교적 평범한 네트 앞 스매싱 실수를 저질러 부담감을 느낀 조코비치였지만 쉽게 예상하기 힘든 세컨드 서브 에이스를 꽂아넣으며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이다.

내친김에 조코비치는 바로 다음 열 번째 게임에서 세트 포인트를 가져왔다. 무세티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길게 떨어지기도 했지만 궁지에 몰린 흐름 속에 3구 포핸드 드롭샷까지 네트에 걸리는 바람에 조코비치가 첫 세트 게임 스코어를 6-4로 찍어냈다.

이어진 2세트에서 무세티는 조코비치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낸 것부터 출발이 좋았지만 정작 자기 서브 게임은 단 하나도 지켜내지 못하는 바람에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2세트 네 번째 게임이 가장 결정적인 갈림길이 된 셈이다. 직전 게임에서 무세티에게 연거푸 브레이크 포인트를 내준 조코비치가 집중력을 끌어모아 곧바로 브레이크 백을 이룬 것이다. 무세티의 백핸드 로브가 길게 떨어진 것이 결정타였다.

일곱 번째 게임에서 서브 에이스 두 개를 내리꽂으며 게임 스코어 5-2를 만든 조코비치는 바로 이어진 마지막 게임에서 기막힌 드롭샷과 로브샷을 연결시켜 3개의 브레이크 포인트(매치 포인트)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조코비치는 날카로운 포핸드 인&아웃 스트로크로 무세티의 백핸드 언포스드 에러를 이끌어내며 결승행 황톳길로 올라섰다.

이제 노박 조코비치는 4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2번 시드의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 만나 그토록 꿈꾸던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도전한다.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4강 결과
(8월 3일 토요일 오전 2시, 필립 샤틀리에 센터 코트, 스타드 드 롤랑 가로스)

노박 조코비치 2-0(6-4, 6-2) 로렌초 무세티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조코비치 3개, 무세티 0개
더블 폴트 : 조코비치 1개, 무세티 2개
첫 서브 성공률 : 조코비치 65%(36/55), 무세티 58%(38/65)
첫 서브로 포인트 획득 : 조코비치 23개, 무세티 22개
세컨드 서브 성공률 : 조코비치 95%(18/19), 무세티 93%(25/27)
세컨드 서브로 포인트 획득 : 조코비치 12개, 무세티 10개
리시브 포인트 성공률 : 조코비치 51%(33/65), 무세티 36%(20/55)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조코비치 38%(5/13), 무세티 50%(2/4)
네트 포인트 성공률 : 조코비치 62%(16/26), 무세티 64%(7/11)
포핸드 위너 : 조코비치 3개, 무세티 6개
백핸드 위너 : 조코비치 6개, 무세티 6개
언포스드 에러 : 조코비치 23개, 무세티 27개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테니스 노박조코비치 올림픽 로렌초무세티 골든커리어그랜드슬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