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가 2024년 2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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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팝 씬에서는 컨트리가 강세다. 얼마 전 5년 만에 신작 < COWBOY CARTER >를 발매한 비욘세는 '16 Carriages', 'Texas hold'em'를 비롯 음반 전체에 컨트리를 적극 활용해 큰 관심을 받았다. 또, 제이슨 알딘 'Try that in a small town', 올리버 앤소니 'Northmen north of richman' 등 농도 진한 컨트리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들의 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컨트리 씬의 아이돌(?) 모건 월렌은 '7 summers' 등 내놓는 작품마다 차트 상위권을 휘어잡고 루크 콤즈는 얼마 전 트레시 채프만이란 흑인 여성 뮤지션의 대표곡 'Fast car'를 리메이크, 차트 2위에 오르며 원곡보다 높은 성과를 냈다.
컨트리 부흥의 시대. 이 희한한 회귀를 두고 'SNS를 중심으로 한 바이럴 챌린지', '컨트리가 더욱 팝적으로 변했다'는 등 여러 가지 해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 가장 확실한 분석은 후자다. 컨트리를 하나의 요소로써 음악에 가볍게 녹여냈다는 것이다. 백인 중산층이 즐기던 컨트리를 소스로만 가져와 젊은 세대가 호응할 만한 노래를 만드는 것이 요새 유행하는 컨트리 음악의 주요 작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통 컨트리로 승부를 보기에는 장애물이 많다. 우선 나이 많은 백인 남성들이 주로 듣는 노래라는 편견이 꼭 그렇다. 이는 편견이 아닌 사실에 가깝기도 하다. 단,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름을 논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컨트리 씬 총아로 떠오르다
'컨트리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시든 지 오래다'는 말로 서문을 열긴 했지만 따지고 보면 컨트리는 늘 그 줄기를 유지해 왔다. 1970년대 올리비아 뉴튼 존(2020년 팝 스타 두아리파가 그의 인기곡 'Physical'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1980년대 돌리 파튼, 1990년대 샤니아 트웨인을 거쳐 2000년대 캐리 언더우드까지 컨트리 씬 안에서 인기를 끈 여성 아티스트의 계보는 탄탄하다.
단, 이를 인종, 성별, 세대를 넘어 하나의 신드롬으로 장착시킨 것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유일하다. 물론 2006년 데뷔 이후 오늘날까지 커리어를 이어옴에 있어 그의 음악 성향이 '팝'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그에게 있어 '컨트리'는 언제나 강력한 한방이었다.
동명의 데뷔 음반 < Tylor Swift >부터 대중의 관심을 한번에 샀지만 스타로서 제대로 발돋움한 것은 2집 < Fearless > 때부터였다. 만 17세가 채 되기 전, 전곡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하며 커리어를 시작한 그가 컨트리 음악을 하는 예쁘장한 용모의 뮤지션을 넘어 아티스트로서 조금씩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시기다. 1집과 마찬가지로 10, 20대 청취자에게 공감을 살 수 있을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썼지만 이 음반에서 그 작법은 확연히 더 농익었다.
빌보드 싱글 차트 4위까지 오른 'Love story'는 록의 질주력을 응집한 채 가사 사이에 달콤한 사랑담을 녹여낸다. 아버지가 반대하는 남자 친구에게 자신을 구해 달라고 고백하는 이 노래에 마음을 기댄 청춘이 한둘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컨트리 록 사운드를 기반에 둔 'You belong with me'는 당시 유튜브 조회수 10억 뷰를 넘으며 2000년대 미국에서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로 낙점됐다. 음반 내에서는 차트 2위에 오르며 제일 높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유명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 쓰이기도 한 'White horse', 'fearless' 등 일일이 열거하기 벅찰 많은 히트곡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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