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배드 스포츠: 조작된 승부>는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 직후 관람하기에 비교적 시의적절한 작품 같다.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유독 다양하게 돌출되었던 배드 스포츠 양상들에 대하여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해준다.
여섯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사실상 모든 스포츠계 비리사건들이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얼마든지 재발가능하다는 것을 씁쓸히 확인해준다. 그러나 그 확인지점에서 체념하듯 끝나지 않기 때문에, '스포츠계도 글렀구나'라며 하릴없이 자조하게 되기보다는 긍정적 희망적 정서가 솟아날 여지가 남는다.
아닌 게 아니라 <배드 스포츠>를 보다 보면 스포츠계가 막연히 낭만적으로 상상하는 만큼 '굿'하기는커녕 '클린'하지도 않다는 점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게 되면서, 스포츠계를 부정부패와 배신행위로 어지럽히는 사람들에 대항해 공정한 스포츠 정신을 추구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다잡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