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 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점검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 진행 상황이 새로운 국면(지역사회 감염 초기단계)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 앉는다.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보다 충격적인 건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그 걸음걸이까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젠 뒤꽁무니를 쫓아가는 것조차 버거워졌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는 어느 순간부터 '잰걸음'으로 바뀌더니 이젠 '껑충껑충' 뛰고 있다. 이후의 속도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24일 오전 기준으로 국내 확진자 수는 763명으로 집계됐다. 23일 오전 9시 대비해 207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급증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한 상황이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만 국한돼 있던 확진자 분포도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어제 하루동안 언론들은 앞다퉈 'OO도 뚫렸다'며 마치 그러기를 바랐던 것마냥 뉴스를 쏟아냈다. 결국 정부는 지역사회 유행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31번 환자의 등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31번 환자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대구시 신천지 교회와 경북 청도 대남병원 등에서 집단적인 감염이 확산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 31번 환자에 과도한 비난이 가해지고 있지만, '검사 거부 논란'과 관련해서 방역당국과 31번 환자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으므로 섣부른 판단은 자제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또, 감염자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사태를 종식시키는 데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