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2.12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으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발원 초기에 정보를 은폐하고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한 중국 정부는 사태를 키운 장본인이다. 한편, 발원지인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2일 하루에만 지역 내 사망자가 242명 늘었고, 확진자도 1만 484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확진자 분류 방식을 바꾼 탓이다. 그에 따른 혼란은 다른 나라의 몫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떨까. 일부 언론은 불안과 공포를 조장해 잇속을 챙기고 있지만, 정부는 신속한 대처와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차단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3일 현재 국내 확진자는 (어제와 같은) 28명을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그 중 7명은 완치돼 퇴원했고, 나머지 21명의 건강 상태도 안정적이라고 한다.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지만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기 침체 등 여러가지 후폭풍이 밀어닥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진압하는 게 우선인 상황에서 온국민이 힘을 합쳐 나가고 있다. 물론 내부적 논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정부가 전세기를 통해 우한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들을 옮겨오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을 어디에 격리시킬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해있을 시점이었다.
<중앙일보>가 1월 28일 오전 '우한교민을 2주간 천안 2곳에 격리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하자 외교부는 오후에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중앙일보>는 다음날 천안시의 반발 때문에 아산과 진천에 격리수용하게 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정부의 번복이든 보도준칙을 어긴 것이든 간에) 이렇게 되자 아산과 진천 주민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지자체 간의 (불필요했을) 갈등도 야기됐다.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교민 반대 현수막은 사라졌고, SNS는 환영 인사로 채워졌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진천과 아산에는 전국 각지에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현재 진천에는 5억 2480만 원(78건), 아산에는 9억 1000만원(105건) 상당의 성금 및 물품 후원이 접수됐다. 그래서 일까. 3차 전세기를 타고 이동한 교민들을 수용하게 된 이천의 분위기가 처음과는 사뭇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