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한 장면
MBC
'좋은 일은 알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언뜻 생색을 내는 듯 보이지만, 기부에 대한 박명수의 지론은 꾸준함이다. 박명수는 2003년부터 비영리 공익재단 '아름다운 재단'에 매달 200만 원을 기부해 왔고, 2013년에는 암 환자를 위해 5년간 월 3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 자작곡 음원 수익금의 일부를 멸종 위기의 해양 생물을 보호하는 데 내놓기도 했다. '사랑의 달팽이'에는 2015년부터 정기 후원금을 보내고 있었다.
"여러분 기억해야 한다. 기부는 자동이체다. 잊고 있으면 자동으로 이체된다."
1993년 데뷔한 박명수는 오랜 무명 생활을 겪었다. 비로소 그가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된 건 '버럭'과 '호통' 콘셉트가 먹히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이기적(이고 심지어 악마적)인 캐릭터는 희소성 덕분에 주목받았다. 물론 유재석과 <무한도전>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최근 홀로서기에 나서며 다소 주춤하는 듯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외부적인 환경의 변화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 못지않게 박명수라는 예능인의 재능과 능력이 그의 인기를 만들어 냈다. 또,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인기가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은 박명수라는 사람의 인격과 그릇이라는 생각이 든다. 카메라 앞에서의 박명수와 카메라 뒤에서의 박명수는 많이 다르다. 앞에서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뒤에서 호박씨를 까는 게 아니라, 오히려 뒤로 가서 남몰래 선행에 나섰다.
KBS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를 진행하고 있는 DJ이기도 한 박명수는 "유명한 배우 주윤발도 8000억을 기부한다고 하더라. 한 달에 용돈 11만 원만 받는다던데 정말 존경스럽다. 내 꿈도 재물이 아닌 행복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차비 10만 원 사기를 당했다고 사연을 보낸 학생 청취자에게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저씨로서 창피하다. 나쁜 사람도 있지만 좋은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내가 그 차비를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처음 기부를 결정할 때 박명수는 해당 단체에 전화를 걸어 "박명수입니다. 제가 살만해서 기부하려고 합니다. 자동이체로 해주세요."라고 말하고 끊었다고 한다. 그의 인간미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다. 어느덧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박명수의 '선한 영향력'은 뭇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부끄러움이 뭔지 알고, 자신이 번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알고 있는 어른이다. 그의 정체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박명수는 '좋은 사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