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전지적 참견 시점 >의 한 장면. 최근 이영자는 특유의 먹방으로 새롭게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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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안녕하세요>는 문제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일반인들이 꺼내놓는 고민이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점차 위태로워지더니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안녕하세요>의 기상천외한 사연들, 상식을 벗어난 고민과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범죄적 행위들을 희석시키는 힘은 오로지 이영자에게서 나온다. 그의 발끈과 훈계, 공감과 위로가 중요한 순간마다 발현되며 <안녕하세요>를 지켜가고 있다.
<전지적 참견시점>이 인기 예능으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도 역시 이영자였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어색한 동거(진짜 같이 산다는 말이 아니다)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틀을 짰다. 그 여세를 몰아 이영자의 매니저 송성호씨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또 이 프로그램에서 이영자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비롯한 전국의 맛집을 돌며 특유의 먹방을 시전했는데, 그 실감나는 맛 평가는 먹방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 흐름을 타고 새롭게 론칭한 프로그램이 바로 <밥블레스유>다. 새싹PD 송은이의 참신한 기획이 더해졌지만, 근간은 역시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이라기보다는 맛있는 것만 찾아다니며 먹는)이영자다. 물론 <밥블레스유>에 출연하면서 이영자에게도 고민의 지점이 생겼다. <전지적 참견시점>과 다른 먹방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는 차별화에 성공한 듯하다.
"사람들이 얘기해요. '되게 당당하다'고. 그거 아니거든요. 나도 내가 무척 괜찮은 몸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도 사회의 인식과 나의 자존감 사이에서 싸우는 거죠. 버텨 보려고 벗은 거야. 내 몸이니까."오히려 <밥블레스유>에서는 최화정, 김숙, 송은이와의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거나 시청자들이 보낸 사연에 특유의 공감을 표현하는 등 그밖의 다른 모습들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가령, 프로그램 촬영 도중 수영복 차림을 공개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는데, 대중들은 이영자의 자신감있는 모습에 큰 박수를 보냈다. "사회의 인식과 나의 자존감 사이에서 싸우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깊은 고뇌가 느껴진다.
그의 용기있는 도전은 오로지 마르고 날씬한 몸매가 선(善)이라 가르치고, 그것만이 절대적인 기준이라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에 큰 파장을 던졌다. 수영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이영자의 모습은 어쩔 수 없이 그 시선에 종속된 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강력한 응원이 됐다. 이영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위로였고, 이영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응원이었다.
다시 전성시대를 맞이한 이영자의 활약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