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제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대표할 수 없지만 지금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사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진심 어린 사과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런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 못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유성호
유가족은 이 후보의 사과 자체를 거부했다. 청문회장에 출석해 이진숙 후보의 답변을 접한 장훈 세월호 참사 유족은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사과라고 밖에 볼 수 없고, 진심 어린 사과라고 생각할 수 없다"며 "그런 사과는 받고 싶지 않고, 못 받아들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리고 작심한 듯 이 후보자를 향한 준비된 발언을 쏟아냈다.
"내 자식이 40m 물속에 있는데, 아직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그 시간에 보험금 보도를 해서... 10년 넘게 제일 많이 듣던 얘기가 시체 팔이, 아이들 죽음을 이용해서 로또 맞았다, 놀러 가다 죽은 아이들 얼마나 더 보상해 줘야 하나, 이런 얘기밖에 못 들었다. 왜 그런 보도를 했으며 그 보도가 얼마나 많은 유가족들의 가슴을 찢어 놨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나 더 묻고 싶은 건 (진도 앞바다) 서거 차도, 동거 차도 다 들어가 있었다. (목포 MBC가) 전원구조 오보라고 중앙 MBC로 타전했다. 왜 무시하고, MBC만 제일 오랫동안 전원 구조 오보를 내보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 후보자는 본인 자녀도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현재 20대라고 했다. 하지만 "본인 자녀가 생사를 알 수 없었을 때 보험금이 궁금할 것 같느냐"는 의원 질의에 이 후보자는 "그 당시에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보도 책임자'였던 당시 MBC 본사는 '전원구조는 오보'라는 목포MBC 보고를 4번이나 묵살했다. 보도지침도 횡횡했다. 단원고 희생자 학생 영상은 보도에서 사라졌다. 세월호 유가족의 구호나 주장은 완전히 배제됐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비판하는 문구나 그림들도 실종됐다. 세월호 배지도 마찬가지였다. 철저하고 집요했다.
서울 MBC 본사에서 그 보도 참사를 진두지휘했던 책임자가 10년이 지난 지금 국민 앞에 당당한 얼굴을 앞세운 채 "최선을 다했다"는 사과 아닌 사과를 내놨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일선에서 뛰었던 기자들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전원구조 오보'의 여파, 지옥 같았던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