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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윤종신의 미스틱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케이팝 쪼개듣기] 김예림, 박지윤에 이어 김연우도 홀로서기

16.10.12 18:15최종업데이트16.10.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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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최근 미스틱엔터테인먼트(아래 미스틱) 소속 가수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올해 들어 <슈퍼스타K> 출신 김예림, 싱어송라이터 박지윤이 계약 만료 후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최근엔 김연우 역시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다. 불과 3년전만 해도 야심찬 기획, 음반 제작, 가수 영입 등으로 가요계 신흥 다크호스로 주목 받았던 걸 기억한다면 지금의 움직임이 결코 가볍게 보이진 않는다.

지속적인 음반 기획의 부재 탓일까

지난 2013년 싱글 에 참여한 미스틱 소속 가수들.이들 중 3년이 지난 올해 김예림, 박지윤에 이어 김연우가 회사를 떠났다.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올들어 미스틱을 떠난 가수 3인을 살펴보면 대중들이 기대했던 만큼의 음반 발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김예림은 지난 2013년이 발굴한 몇 안되는 솔로 유망주 중 한명이었다. 독특한 음색으로 부른 싱글 < All Right >을 비롯해 2장의 미니 음반+1장의 정규 음반 등 한해동안 쉼없이 달려왔고 그해 말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삽입된 리메이크 곡 <행복한 나를>(에코 원곡)도 좋은 성적을 얻었다.

해외 유명 오디오 브랜드의 모델로도 등장할 만큼 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듬해 2014년엔 타가수 피처링을 제외하면 이렇다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제 막 시작한 신인급 음악인에겐 1년 이상 공백기는 요즘 같은 시절엔 치명적이다. 게다가 지난해 근 2년만에 나온 미니 음반 < Simple Mind >는 갑작스런 댄스 음악 노선으로 선회하면서 기존 어쿠스틱-팝 지향의 김예림을 좋아했던 팬들에겐 충격을 안겨줬다. 가수가 지닌 다양성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는 좋았을지 몰라도 팬들 입장에선 마치 '배신'처럼 느껴질 수 있었고 자연히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 미스틱과 결별한 김예림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수년 간 혼자 '독립군' 마냥 활동했던 박지윤도 비슷하다. 2013년 당시 주목받던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와 손잡은 싱글 <미스터리>는 제법 괜찮은 반향을 일으켰지만 당시 붉어진 프라이머리의 표절 파문 (무한도전 가요제) 여파 탓에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이듬해 포스티노, 신재평(페퍼톤스) 등의 곡으로 꾸며진 'Beep', '유후' 등 싱글이 나오긴 했지만 대중들이 기대하던 미니 내지 정규 음반 제작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진 2년여 음악 활동 공백 후 다시 홀로서기에 나선다. (미스틱과 결별 후, 그녀는 지난 6월 어쿠스틱 음악으로 귀환한 싱글 <O>를 내놓았다.)

지난해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로 가왕 자리에 올랐던 MBC <복면가왕>, 전국 투어 콘서트 정도를 제외하면 김연우 역시 지난 2014년작 EP < MOVE >가 미스틱에서 보여준 음반의 전부였다. 물론 갑작스런 성대 이상으로 인한 활동 중단이 있었더라도 김연우라는 이름의 무게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짙게 남는 지난 3년이 아니었을까.  

이밖에 재능 있는 음악인 뮤지, 조정치, 박재정 등이 본연의 영역보단 예능 위주로만 모습이 비춰지는 것 역시 달갑게만 보기 어렵다.

이제는 덩치 키우기 보단 내실을 키워야 할 때

지난 9월 28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장면 (방송 화면 캡쳐) 출연자 중 한명인 가인이 소속사의 실질적인 대표인 윤종신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MBC


회사 입장에선 좀 억울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 속 사정을 우리 같은 외부인들이 알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올해 에디킴은 나름대로 부지런히 활동을 펼쳤고 작곡가 박근태의 잇단 기획 싱글들(백현-수지의 'Dream', 에디킴-이성경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은 음원 차트에서 선전을 했다. 이밖에 매년 9월 개최하는 대규모 콘서트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최근 4년 간 보여준 미스틱의 움직임은 '2013년 유망 음반 기획사'로 평가받던 시절과는 거리가 먼 게 사실이다. 외부 회사와의 합병, 가수 영입 등으로 덩치는 키웠지만 예능을 제외하고 정작 본래의 영역인 음반, 음원 쪽에선 크게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서인영-가인의 신경전(?)으로 화제를 낳았던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9월 28일 방영분 중 소속 가수 가인(브라운아이드걸스)의 발언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  

"윤종신 사장님은 소통이 잘 안된다. 사장님이 회사에 안 계신다. '월간 윤종신' 때문에 너무 바쁘시더라. 심지어 저는 곡도 하나도 못 받았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과장되게 부풀려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질적인 회사의 수장인 윤종신(현재 CEO는 음악 프로듀서 조영철)이라면 지금이라도 회사의 방향성을 재정비해야 하지 않을까?

대중성과 음악성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누구나 가고 싶어할 만한 음반 기획사로 비춰졌던 2013년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는 걸까. 한때 비슷하게 비교되던 유희열의 안테나 뮤직이 권진아-이진아-샘김-정승환 등 K팝스타 출신 신인을 대거 영입하고 올들어 연이어 데뷔 음반들을 발매,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는 것과는 묘한 대조를 이루는 점도 지금 윤종신으로선 곱씹어 볼 대목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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