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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는 12월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진행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는 12월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진행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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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소속 선거방송심의위원이 해당 단체에서 방송 민원을 집중 제기하고 심의위원 자격으로 이를 심사한 '셀프민원' 의혹이 고발된 가운데, 셀프민원 의심 사례 3건이 추가 확인됐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선거방송심의에 올라온 민원 3건 모두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측 보고서와 유사한 지점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방심위지부)는 지난 20일 선거방송심의위원인 권재홍·최철호 위원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최근 보수 성향의 언론시민단체인 공언련이 선거방송심의위(선방위)에 잇따라 방송사 민원을 제기했고, 공언련 전현직 간부였던 이들 위원들이 회피하지 않고 해당 민원 심의에 참여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날 공언련 모니터링 보고와 유사한 방송민원 11건 목록과 주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노조가 지목한 민원 11건 외에도 공언련 보고서와 민원 내용이 같은 사례 3건이 추가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제1~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록과 방청 취재 기록, 공언련 보고서를 종합해 확인한 결과, 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12월 22일 방송), 경남MBC 뉴스데스크(1월 3일 방송),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1월 2~5일 방송) 시청자 민원이 공언련 모니터링 보고서에서도 다룬 것으로 확인됐으며 모두 야당 편향성을 문제삼았다.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 민원, 공언련 1월 첫째주 보고서와 유사


지난 1월(2~5일, 10일 방송분) 방송된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선방위 안건 33호)에 대한 심의는 시청자 민원 접수에 따라 심의가 진행됐다. 해당 민원인은 여당 원내대표 인터뷰가 전무하고 민주당 입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했다고 지적했고, 선방위는 YTN 관계자를 불러 의견진술을 청취하며 중대한 사안으로 다뤘다. 아래는 지난 1월 25일 제4차 선방위 회의에 보고된 내용이다.
 
"야당 원내대표단은 여러 번 출연했으나 여당 원내대표단 인터뷰는 전무했던 결과,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인터뷰만 반복적으로 방송하고 이에 대한 여당 원내대표단의 반박 인터뷰는 일절 방송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중략) 일방적으로 민주당 입장만 전달하는 내용을 방송했다는 취지의 민원" - 선방위 회의록
 

이 내용은 공언련 모니터링 보고서 내용과 시기가 유사하다. 공언련은 1월 첫째주 보고서에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패널 구성의 불균형성'을 지적했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활동 중임에도 한 주간 출연자 선정에서 민주당과 야권에 치우쳐 방송함. (중략) 인터뷰 주제나 출연 정치인들의 각자 발언 내용을 떠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1대4, 여야 전체로 보면 1대7로 야권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패널 구성임." - 공언련 보고서

경남MBC 뉴스데스크 민원, "민주당 유리" 공언련 1월 첫째주 보고와 유사

경남MBC 뉴스데스크의 지난 1월 3일자 보도(선방위 의결번호 23호)에 대한 시청자 민원도 공언련 1월 첫째주 모니터링 보고와 비슷한 점이 많다. 민원인은 MBC 경남 뉴스데스크의 설문조사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MBC 측이 자의적으로 정한 출마 예상 인물들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해, 민주당 후보가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아래는 지난 1월 25일 제 4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에서 방심위 사무처 직원이 직접 보고한 내용이다.

"총선 경남지역 주요 격전지 5곳의 국회의원 후보 선호도를 소개하면서 '현역 의원'이나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자' 외에 MBC 경남이 스스로 정한 출마 예상 인물들이라는 기준을 적용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중략)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는 민원입니다." - 선방위 회의록

이 내용도 공언련 1월 첫째주 모니터링 보고서와 유사하다. 공언련 역시, MBC가 '출마 예상 인물들'을 임의로 선정하고, 민주당에 유리한 설문을 했다는 문제를 제기했고, 민원과 비슷한 문장과 표현들도 다수 확인된다.

"'현역 의원'이나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자' 외에 MBC경남 스스로 정한 "출마 예상 인물들"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국민의힘은 다수, 민주당은 1명의 후보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두 곳 모두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것임. (중략) 선거방송심의규정 위반을 명백히 위반한 사례." - 공언련 보고서

"한동훈 비판" 강조한 MBC 라디오 민원도 공언련 보고와 유사점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자료화면.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자료화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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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의결번호 10호) 방송분에 대한 민원 내용 역시 공언련 보고서와 유사했다. 지난 1월 11일 제3차 선방위 회의에서 사무처는 민원인이 방송 진행자의 한동훈 장관에 대한 비판, 민주당 편향성을 지적했다고 보고했다.   

"한동훈 전 장관이 정계 입문 하기도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청년, 중도 확장력이 없다'고 진행자가 사실상 단정하고, 비대위원장 지명에 대해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악의적으로 비판했으며, 해당 프로그램이 지난 10월 이후 지금까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4회 출연시킨 반면 국민의힘 원내대표 인터뷰는 하지 않는 등 야당 원내대표만 집중적으로 출연시켜 야당의 일방적 해석과 입장만을 주장하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 선방위 회의록

공언련 12월 셋째주 보고서 역시 '김종배의 시선집중'의 문제점으로 한동훈 장관 비판, 홍익표 원내대표의 집중 출연 등을 지적했다. 공언련은 이 부분과 관련해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실제 공언련 보고서에도 비슷한 문장이 발견된다.

"진행자는 한동훈 전 장관이 정계 입문하기도 전에 실시한 일부 여론조사만을 근거로 청년층, 중도 확장력이 없다고 사실상 단정하고...(중략)... 지난 10월 이후 지금까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만 집중적으로 출연시켜 민주당의 일방적 해석과 입장만을 주기적으로 반복함" - 공언련 보고서

민원인 신원은 '비공개'... 공언련은 "민원 내겠다" 천명

방심위 방침에 따라 민원인의 신원은 철저히 비공개로 한다. 따라서 해당 민원을 공언련이 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공언련은 해당 방송 3건에 대해 방심위에 민원을 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선방위원으로 회의에 참여한 전현직 공언련 간부들은 해당 방송에 대해 무거운 징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공언련 이사장인 권재홍 위원과 공언련 공동대표를 지냈던 최철호 위원의 발언을 요약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박지훈씨가 마치 특정 당원처럼 진행하는 행태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선거를 앞두고 반드시 법정제재를 해야 된다 봅니다. "(최철호 위원, 4차회의)
"저도 마찬가지(법정제재)입니다"(권재홍 위원, 4차 회의)

[김종배의 시선집중]
"법정제재 중 '관계자 징계'입니다."(최철호 위원, 3차 회의)
"선거방송의 공정성, 균형성, 형평성을 심각히 저해하는 겁니다. 저는 법정제재를 제안합니다."(권재홍 위원, 3차 회의)

[경남 MBC 뉴스데스크]
"의도적인 굉장히 편파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방송제작이기 때문에,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법정제재를 제시한다"(권재홍 위원, 4차 회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요. 해명을 받고 나서 판단해야 될 문제다"(최철호 위원, 4차 회의)
 

실제 선방위는 이들을 포함한 9명 위원의 표결을 거쳐, '뉴스킹 박지훈입니다'는 법정제재인 '경고'를 의결했고, 경남 MBC 뉴스데스크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는 각각 의견제시와 권고라는 행정제재를 내렸다. 

셀프민원 의혹으로 고발된 이들 위원들은 아직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20일 오후 권재홍 공언련 이사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1월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사말 하는 류희림 방심위원장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1월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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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공정언론국민연대, #권재홍, #최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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