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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1∼3년 차를 포함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전공의들 사직서 제출한 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1∼3년 차를 포함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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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했다."
"구속수사, 체포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나지 않겠나."


긴급회의에 참석한 전공의 일부가 현장에서 "사견"을 전제로 <오마이뉴스>에 전한 말이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쓰고 병원을 이탈한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대표들이 20일 낮 12시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긴급임시대의원 총회를 열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총회에는 박단 대전협 회장을 포함해 150여 명의 전공의들이 참석했다. 각 병원 전공의 대표뿐만 아니라 일반 전공의 10여 명도 모니터링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겸 투쟁위원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전공의협의회, "의대 정원 확대 반대"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겸 투쟁위원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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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전공의들은 취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의사 가운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굳은 표정으로 총회에 참석한 이들은 심경이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대전협 측은 취재진에 수차례 "저희가 탄압을 받고 있다"며 "얼굴이나 소속과 이름, 직함이 적힌 팻말을 찍지 말아달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의협 대강당 벽면에는 "의대정원 졸속확대 의료체계 붕괴된다", "비과학적 수요조사 즉각 폐기" 등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걸려 있었다.

"윤 대통령, 현장 모르는 소리"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전공의협의회, "의대 정원 확대 반대"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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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전공의협의회, "의대 정원 확대 반대"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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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공의들은 "사견"을 전제로 정부의 과도한 대응을 비판했다. 이날 회의장 인근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전공의 A씨(30대, 남성)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거론하며 "전공의를 악마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박 차관은 지난 19일 "국민의 생명을 협박하는 반인도적 발언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그간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환자를 치료한 것인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의협이 한덕수 국무총리의 의료계 집단행동 중단 담화문에 "의료 대재앙이자 의사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A씨는 "(집단행동에 나선) 주변 전공의들은 환자를 떠나며 엄청난 부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만일 저희가 사직서를 내지 못하거나 병원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정부의 겁박 때문이 아닌 환자들에 대한 마음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전공의 B씨(30대·남성)도 "어제까지 당직했는데 (정부의) 구속수사, 체포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2000명 의대 증원은 최소한의 규모이며 교육의 질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공의가 수련을 받으려면 환자를 수용할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대한민국은 공공의료 투자분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가장 적은 편"이라며 "지금 수련도 민간에서 인프라를 투자하고, 의대생 본인이 자비를 쓰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인프라를 늘리는 방식에 대한 논의 없이 의대 정원을 늘려버리면 수련의 질은 확 떨어질 것이고 (부실한 교육을 받은) 전공의들이 전문의를 달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낙수효과를 만들겠다고 주장하나 (현장은) 낙숫물을 받아줄 항아리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지역에서 전문의들이 차린 병원이 많은데 왜 사람들이 빅5로 몰리겠나"라며 "앞으로 (의대 증원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텐데 경험을 쌓지 못한 전문의들이 병원을 차린다고 한들 빅5로 여전히 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20일 오후 5시 현재까지 긴급임시대의원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전공의 55% 사직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기준 전국 100개 수련병원에서 모두 641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는 전체 전공의 1만 3000여 명 중 55%에 달한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중 1630명은 근무지에서 이탈했다.

정부와 검경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내리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구속수사 등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에 전공의들은 별도로 법무법인을 선임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상담 사례는 총 34건(수술 취소 25건, 진료예약 취소 4건, 진료 거절 3건, 입원 지연 2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전공의협의회, "의대 정원 확대 반대"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강당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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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의료대란, #전공의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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