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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 복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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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심리하다 최근 사표를 제출한 강규태(사법연수원 30기) 부장판사가 법정에서 이례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물리적으로 총선 전 선고가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자신의 사직과 총선 전 선고 불발은 관련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여당과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된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형국이다.

부산 흉기 테러 이후 17일 만인 19일 다시 열린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에서 재판장인 강규태 부장판사는 시작과 동시에 "제 문제가 언론에 보도돼서 설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부장판사는 다음 달로 예정된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최근 법원에 사표를 낸 상황이다. 그는 "이 법정 마이크는 소송지휘를 위한 것이다. 법관이 세상을 향해 마이크를 잡아선 안 되지만 저의 사직이 1개월가량 남은 시점에 적어도 이 법정에 계신 분들께 객관적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잠시 법정 마이크를 빌릴까 한다"라며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었다.

강 부장판사는 "이 사건에서 검찰과 피고인 양측은 증인 51명을 채택해 2명을 철회했다"며 "작년 9월 이 대표의 국회 대정부 질문 참석과 단식 장기화로 공판 기일이 두 번 변경된 것 외에는 격주로 증인 신문을 해왔고, 현재까지 증인 49명 중 33명에 대한 신문을 마쳤다"라고 구체적인 재판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아직 약 1/3가량의 증인 신문 절차가 남아 있고, 부동의 서증(서류 증거)에 대한 조사, 검찰 구형, 최후변론 절차, 판결문 작성까지 고려하면 선고 시점을 추정할 수 있다"면서 "물리적으로 총선 전에 이 사건 판결이 선고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재판부 주요 전담사건은 경제사건이다. 대형 경제사건이 8건 이상 진행되고 있다. 그중 4건은 구속사건이다. 매주 (이 재판을) 진행할 여력이 되지 않았다"며 "오는 2월에 있을 법관정기인사가 있는데 제가 스스로 사직하지 않더라도 저는 2년간의 형사합의부 재판장의 업무를 마치고 원칙에 따라 담당 업무가 변경될 예정이었다. 배석판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강 부장판사는 "제 사직이 공개된 마당에 다음 기일인 내달 2일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한지 깊이 고민된다"며 "오늘 재판을 마친 후 검사, 피고인 양측에 의견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 측은 "2월 2일 재판의 경우 현재 재판부에서 진행하는 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 든다"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2월 2일 재판도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강 부장판사가 이날 공판 서두에 밝힌 입장 전문과 발언이다.

"제 사직 문제가 이미 언론에 보도돼서 뭔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글을 써왔다. 읽는 것으로 갈음하겠다.

이 법대에 설치된 마이크는 소송지휘를 위한 거다. 법관이 세상을 향해 마이크 잡아선 안된다. 그럼에도 제 사직이 1개월가량 남은 시점서 이 법정 계신 분들께 객관적 사항 설명하기 위해 잠시 마이크 빌릴까 한다.

작년 1월 말 경 수사기록에 열람등사가 마쳐지고 입증계획이 수립됨에 따라 양측에서 신청한 총 51명 증인 채택했고 양측과 협의에 2월에 법관 정기인사이동 후 3월 3일부터 공판기일 진행하기로 했다. 작년 9월에 야당대표인 피고인의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참석, 단식 장기화로 두 번의 기일 변경한 외에는 절차를 지켜 계속 격주로 증인신문을 진행한 결과, 증인 51명에서 2명 제외한 49명 중 현재까지 33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쳤다. 16명의 증인 남아있다. 대략 증인신문의 2/3 마쳤고 아직 1/3이 남아있다. 거기에 부동의 서증(서류 증거)에 대한 조사, 검찰 구형, 최후변론 절차, 판결문 작성에 소요될 시간까지 고려하면 판결 선고 가능한 시점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거다.

저희 재판부 주요 전담사건은 경제 사건으로 증인 30명 안팎의 경제사건이 8건 이상 계속 중이고 그중 4건은 구속사건이다. 이 사건 때문에 저희 재판부에 대한 배당이 중지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불구속 사건인 이 사건을 매주 진행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지난 12월 22일 공판에서 오는 2월에 있을 법관 정기인사이동 후 재판부 변경을 고지하고, 갱신을 어느 정도 할 것인지 쌍방 의견 구한다. 제가 스스로 사직하지 않더라도 저는 2년간의 형사합의부 재판장의 업무를 마치고 원칙에 따라 담당 업무가 변경될 예정이었다. 배석판사들도 마찬가지다. 이상 그간 재판부 경과와 현재 상황 설명 마치겠다. 

물리적으로도 총선 전에 선고되기 어려웠으나 제 사직 공개된 마당에 오늘과 2월 2일 재판을 우리 재판부가 계속 진행하는게 적절한지 깊은 고민이 있다. 재판 진행하는 거로 방향 잡았으나 최종적으로 쌍방(검찰 및 이재명 측) 의견 들어보고 결정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쌍방에서 오늘과 2월 2일 재판 진행 여부 의견 밝혀주면 감사하겠다."

태그:#이재명, #강규태,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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