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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저출생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 ⓒ 남소연 | 관련사진보기 |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저출생 종합대책'을 내놨다. 이재명 대표는 자녀가 있는 가정의 주거와 돌봄, 태어난 아이의 자산, 양육자의 일·가정 양립을 묶음으로 보장, '국가 소멸'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18일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가 흑사병 시대의 인구 감소보다 더 심각하다는 얘기가 있다"며 "국가 소멸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발등에 떨어진 당면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큰 원인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거나 사라졌기 때문인데, 가장 큰 건 아마 불평등 문제일 것"이라며 "민주당은 결혼과 출산, 양육을 망라하는 획기적인 정책 패키지를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두 자녀 출산 시 24평, 세 자녀 출산 시 33평의 분양전환 가능한 공공임대 '우리아이 보듬주택'과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저리로 10년 만기의 1억 원 대출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 또한 현행 7년차에서 10년차까지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한다. 또 대출의 경우 첫 자녀가 태어나면 무이자, 자녀가 두 명이면 원금을 50% 감면해주며 셋째가 태어나면 원금 전액을 탕감해준다.
민주당은 8세부터 17세까지 월 20만 원의 아동수당을 '우리아이 키움카드'로 지급하고, 0세부터 18세까지 매월 정부와 부모가 각각 10만 원씩 적립하는 '우리아이 자립펀드'를 지원하는 '결혼-출산-양육 드림 패키지'로 자산 격차도 완화하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아이돌봄서비스 대상자 선정 소득기준을 전면 폐지하고, 현재 최대 85%에 달하는 본인부담금을 20% 이하로 낮추고 민간돌봄서비스의 국가 관리 책임 강화, 아이돌보미 돌봄수당 확대도 꾀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혼가정이나 미혼부·모를 대상으로 아이돌봄 특별바우처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고 남성 육아휴직제도를 강화하겠다"며 "중소기업 소속 근로자의 출산전후휴가급여, 육아휴직급여에 '워라밸 프리미엄(각 월 50만 원) 급여'를 추가하고 아이 가진 부모는 누구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하도록 제도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또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단축 사용에 불이익이 없도록 육아휴직 신청시 자동 육아휴직 및 성별근로공시제 제도화, '인구위기 대응부'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실현가능성 강조했지만... 재원, 관련 법 처리는?
하지만 민주당은 구체적인 재원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비혼가정과 관련해 비혼출산법이나 생활동반자법을 어떻게 추진할지도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 국가적으로 매년 20조, 30조 원 가까운 재정 투입이 이뤄지고 있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 저희들도 비슷한 정도에서 맞추고 있다"며 추가 재정 투입보다는 기존 사업들을 조정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법안 처리를 두고도 "이 문제 역시 여당의 각성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결국은 집행권한을 가진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저희가 이런 공약을 내지만 사실 야당 입장에서 할 수 있는 한계가 매우 뚜렷하다"며 "정부여당의 태도는 야당이 하는 일에 발목을 잡거나 방해하는 것이 태반"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오늘 국민의힘에서 급작스럽게 저출생정책을 발표하기로 한 걸 어제 저녁 긴급뉴스로 들었다"며 "원래 계획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측면에선 매우 바람직하다"고 평했다.
"부탁드리고 싶은 건, 빈말로 하지 말자는 거다. 말했으면 지켜야 된다. 물론 민주당도 많은 공약을 했지만 못 지킨 점이 분명히 있다. 당선되면 집행권한을 갖고 하겠다는 것이었는데 불행하게도 그런 권한을 갖지 못한 상황이고, 집권 여당은 집권했음에도 대선 때 했던 수많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특히 저출생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린 문제다. 실현가능한 방안을 만들고, 그 중 여야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지금 즉시 입법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추경을 편성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시작하고, 그렇게 될 수 있길 바란다."
이 대표는 또 '우리아이 보듬주택' 입지 관련 질문에 "교통요지에, 정말 직장과 가까운 곳에 대량의 신규주택을 공급하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그런 건 빈 공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저희는 그렇게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우리는 서울, 도심 근처만 생각하지만 예를 들면 부산, 광주 이런 지방대도시 인근에 대규모로 신혼부부에게 아주 저가의 우량주택을 공급하는 건 지금이라도 가능한 일"이라며 "실현 가능한 곳에 당장 많이 하자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