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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골 가을꽃축제, 황화코스모스 꽃밭. ⓒ 성낙선

가을이 되면, 전국에 셀 수도 없이 많은 축제가 열린다. 가을을 대표하는 축제로 억새축제, 단풍축제, 불꽃축제, 꽃축제 등을 들 수 있다. 모두 가을을 기다리게 만드는 축제들이다. 그 축제마다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린다. 축제 현장 부근에서는 교통체증까지 빚는다.

축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 시기에 축제를 열지 않는 지역이 드물다. 전국 어디를 가도 길거리에 축제 일정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자체마다 서로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홍보에 열을 올린다. 전국이 그야말로 축제로 들썩들썩한다.

가을 한 철에 너무 많은 축제가 한꺼번에 열리다 보니 어디에서 어떤 축제가 열리는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와중에, 한 산골마을에서 열리는 축제 하나가 조용히 빛을 발한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축제로는 이 축제를 따라가기 어렵다.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돼서 여는 축제
 
용수골 가을꽃축제, 가을꽃으로 꾸민 정원. ⓒ 성낙선
 
원주시 용수골(판부면 서곡리)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아름다운 꽃축제가 열린다. 봄에는 '꽃양귀비축제'가, 가을에는 '가을꽃축제'가 따로 열린다. 올해로 벌써 축제를 개최한 지 16회를 맞는다. 이 축제는 특이하게도 마을 주민들이 주최한다.

전국에 한 해 1000여 개에 달하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하루에 3개 꼴로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그 축제들이 행사 규모는 물론이고, 행사 내용도 무척 다양하다. 그런데 그 많은 축제들 중에 마을 주민이 중심이 돼서 열리는 축제는 매우 드물다.
 
용수골 가을꽃축제장 풍경. ⓒ 성낙선

용수골에서 열리는 꽃축제는 2005년경 한 귀농 주민이 밭에 꽃양귀비를 재배하기 시작한 게 축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마을로 꽃양귀비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자, 2007년에 아예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축제를 계획하게 됐다는 것이다.

마을 부녀회와 노인회 등이 직접 참여해서 개최하는 행사치고는 내용이 알차다. 방문객들도 적지 않다. 매년 5만 명 정도가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고 한다. 행사 부지는 3만 3000m². 어느새 원주시를 대표하는 축제 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산골마을 들판에서 만나게 되는 별세계
 
용수골 꽃축제장 입구. ⓒ 성낙선
 
마을 축제장 입구, 아치형 정문에 '용수골 꽃양귀비축제'라는 글자가 보인다. 가을에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 글자를 보고 헷갈릴 수도 있다. 축제 현장에서 꽃양귀비는 하나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꽃양귀비축제'는 매년 봄, 5월과 6월 사이에 열린다.

지금은 가을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아치형 정문을 통과해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면, 산으로 둘러싸인 너른 들판이 백일홍으로 가득 차 있는 걸 보게 된다. 눈이 가 닿는 데까지 온통 노랑과 빨강과 분홍 꽃으로 뒤섞인 백일홍 꽃밭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용수골 가을꽃축제,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은 백일홍 꽃밭. ⓒ 성낙선
 
용수골 가을꽃축제, 코스모스 꽃밭. ⓒ 성낙선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 꽃밭에서 코스모스, 황화 코스모스, 촛불 맨드라미, 천사의 나팔 등 다양한 가을꽃을 찾아볼 수 있다. 축제장 바깥에서는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던 풍경이다. 마을 주민들 손으로 이런 장관을 만들어 낸 것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주민들은 꽃을 심으면서 조경에도 꽤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꽃밭 여기저기에 다양한 소품을 이용해 아기자기한 멋을 더했다. 곳곳에 포토존이 마련돼 있지만, 어디서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온다. 산골마을 축제도 이 정도 되면 결코 허투루 볼 게 아니다.

어른들을 동심으로 물들게 하는 깡통열차
 
용수골 가을꽃축제, 촛불맨드라미 꽃밭. ⓒ 성낙선
 
용수골 꽃축제는 또 깡통열차가 유명하다. 드럼통을 기차처럼 일자로 연결해서 만든, 이 이색적인 모양의 깡통열차가 사람들을 싣고 축제장을 한 바퀴 돈다. 이 깡통열차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기다. 그런데 승객은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 많다.

이 깡통열차를 보고 있으면, 동네에 흙먼지를 날리며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요즘에는 여느 시골마을에 가도 그런 풍경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 깡통열차에 어른들을 동심으로 이끄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게 분명하다.
 
용수골 꽃축제장의 명물, 깡통열차. ⓒ 성낙선
 
올해 용수골 가을꽃축제 개최 기간은 10월 9일까지다. 원래는 10월 3일까지로 계획했던 축제 기간을 6일 더 연장했다. 이곳의 축제장은 계절마다 다른 용도로 쓰인다. 봄과 가을에는 꽃축제장으로 사용하다가 겨울에는 얼음썰매장으로도 사용한다.

용수골 축제장 앞으로는 서곡천이 흐른다. 이곳의 '용수골계곡'이 깊고 아름답다. 백운산(1087m)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맑고 수량도 풍부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백운산자연휴양림이 나온다. 휴양림 안쪽에 '용소폭포'가 있다.

용수골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가을꽃축제가 진행된다. '인제 가을꽃축제'가 오는 10월 15일까지, 구리 코스모스축제가 10월 13일부터 10월 15일까지, '태안 가을꽃박람회'가 10월 31일까지, '마산 국화축제'가 10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열린다.
 
원시림에 가까운 용수골계곡, 용소폭포. ⓒ 성낙선
태그:#용수골, #가을꽃축제, #깡통열차, #꽃양귀비축제, #백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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