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광주지방법원
 광주지방법원
ⓒ 안현주

관련사진보기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하 정부 재단)이 일본 전쟁범죄기업을 대신해 이춘식(99·광주광역시) 할아버지에 대한 강제동원 피해 배상금 공탁을 법원에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이의신청했으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 재단이 이 할아버지를 피공탁자(공탁금 수령자)로 하여 신청한 공탁의 수용 여부는 양금덕(92·광주광역시) 할머니 공탁 건과 마찬가지로 광주지방법원 판사의 심리를 통해 결정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법 공탁관은 이 할아버지에 대한 공탁 신청을 수리 거부한(불수리) 기존 처분에 대한 정부 재단의 이의신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정부 재단은 공탁관의 공탁 불수리 처분에 대해선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는 공탁법에 따라 지난 18일 공탁 불수리 결정 다음날인, 19일 법원에 이의신청을 했다.

그러나 법원 공탁관은 정부의 이의신청 또한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 공탁관은 앞서 이 할아버지의 3자 변제 거부 의사, '채무의 변제는 제3자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삼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민법 제469조 1항 단서 조항 등을 근거로 정부 재단의 공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불수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날 법원 공탁관이 이의신청 역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정부 재단 측 공탁 신청 수용 여부는 법원 판사가 결정하게 됐다.

공탁관으로부터 정부 재단 측 이의신청서를 넘겨받은 광주지법은 이 사건(공탁관 처분에 대한 이의사건)을 민사 제44단독 재판부(판사 강애란)로 배당했다.

해당 재판부는 양금덕 할머니 배상금 공탁 수용 여부에 대한 심리도 진행 중이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박석운 공동대표가 6월 20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99, 왼쪽) 할아버지 광주광역시 자택을 찾아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죠져야(호되게 때려야) 하는데 눈치만 보고, 일본하고 짝짜꿍 하고만 있다.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박석운 공동대표가 6월 20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99, 왼쪽) 할아버지 광주광역시 자택을 찾아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죠져야(호되게 때려야) 하는데 눈치만 보고, 일본하고 짝짜꿍 하고만 있다.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 김형호

관련사진보기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 판결을 거쳐 전범기업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위자료)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위자료 채권을 보유 중인 양금덕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일본 정부 및 전범기업 사죄·배상을 요구하며 우리 정부가 조성한 소위 '판결금'은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3월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을 가진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등 15명에게 배상금에 해당하는 소위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일본 기업 대신 정부 재단이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확정한 2018년 대법원 판결의 '해법'이라고 주장하면서다.

피해자들이 배상 명령 이행을 거부하는 전범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강제매각(특별현금화)하는 소송을 진행해 1, 2심 연속 승소하고 대법원 최종 판단만을 남겨둔 와중에 나온 정부 발표였다.

전범기업 위자료 채권자 15명 가운데 11명은 정부 방안을 수용했지만, 생존 피해자 2명(양금덕·이춘식)과 고인이 된 피해자(박해옥·정창희)의 유족들은 정부가 제시한 판결금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판결금 수용을 거부하는 피해자와 유족을 피공탁자(공탁금 수령자)로 하여 전범기업의 채무만큼 법원에 돈을 맡기는 공탁을 신청했으나, 광주·전주·수원지법 공탁관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탁관의 불수리 결정에 불복한 정부 재단 측은 법원에 잇따라 이의신청을 했고, 이의신청 역시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자 판사에게 직접 공탁관 처분이 적법한지 따져보겠다며, 전직 대법관이 포함된 소송대리인단을 꾸리고 총력 대응하고 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2022년 9월 1일 광주광역시 자택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할머니는 편지에서 "나는 일본에서 사죄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습니다. 대법원에서 승소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기뻤습니다. 그런데도 몇 년째입니까? 우리 정부 무슨 말 한마디 못하고 있지요. 왜, 무엇이 무서워서 말 한 자리 못합니까?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돈도 내놓으세요. 다른 사람이 대신 주면 나는 무엇이 될까요? 일본에서는 양금덕을 얼마나 무시할까요?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준다면 절대로 받지 못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양금덕 말을 꼭 부탁, 부탁한다고 부탁합니다"라고 썼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2022년 9월 1일 광주광역시 자택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할머니는 편지에서 "나는 일본에서 사죄 받기 전에는 죽어도 죽지 못하겠습니다. 대법원에서 승소했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기뻤습니다. 그런데도 몇 년째입니까? 우리 정부 무슨 말 한마디 못하고 있지요. 왜, 무엇이 무서워서 말 한 자리 못합니까? 미쓰비시가 사죄하고 돈도 내놓으세요. 다른 사람이 대신 주면 나는 무엇이 될까요? 일본에서는 양금덕을 얼마나 무시할까요?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준다면 절대로 받지 못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양금덕 말을 꼭 부탁, 부탁한다고 부탁합니다"라고 썼다.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관련사진보기


   

태그:#강제동원, #이춘식, #양금덕, #공탁, #광주지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