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등병(오른쪽) 월북 사건을 보도하는 CNN방송 갈무리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등병(오른쪽) 월북 사건을 보도하는 CNN방송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미군 병사가 무단으로 월북하면서 미국 정부가 북한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NN 방송은 19일(현지 시각) "이번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지난 수십 년간 험난했으나, 지금은 특히 더 어렵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미군 전략잠수함(SSBN)의 부산 입항 등을 거론했다. 

이어 "고립된 상태에서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에 동맹인 한국과 함께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미국으로서는 외교적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가뜩이나 북미 관계 어려운데... 바이든 '난감'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장관과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등은 "미군 병사 1명이 JSA에서 스스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건너갔다"고 공식 인정했다. 그러면서 북한 측과 협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은 해당 병사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호송될 예정이던 트래비스 킹 이등병이라고 일제히 보도됐다. 킹은 공항에 갔다가 미국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고, JSA를 방문했다가 북한으로 넘어갔다. 

CNN 방송은 "킹은 미국 군인이자 시민으로서 북한에 강력한 협상 카드를 제공할 것"이라며 "킹은 미국을 필멸의 적으로 간주하는 악명 높고 은둔의 일당 독재 정권의 손에 들어갔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킹이 북한에 어떤 군사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라며 "이등병이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겠지만, 미군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지 배치나 부대와 병력 규모 등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북한이 킹을 선전 도구로 이용할 수도 있다"라며 "1950~1953년 한국전쟁 이후 수십 년간 소수의 미군 병사가 북한으로 도망치긴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런 사례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CNN방송에 "사건을 해결하려고 북한에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라며 "북한이 미국의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거부와 미국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사실상 대화가 차단된 양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도치 않게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미, 적대감 고조... 쉽게 송환되지 않을 듯" 

<뉴욕타임스>는 "북한으로 도망친 탈주자는 북한에서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다"라며 "그러나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사람들은 종종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당해 왔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아직도 이번 사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킹이 쉽게 송환될 것 같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과거에도 북한의 미국인 구금은 각 사건마다 복잡한 외교적 논쟁을 촉발했다"라며 "더구나 이번에는 (미국과 북한) 양국의 적대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2017년 북한에 구금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며칠 만에 사망했으나,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다"라며 "지난 몇년 간 미국은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북한에 있는 일부 미국인을 석방시켰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에 있던 미국인 구금자 3명을 석방시켜 데려왔고, 같은 해 중국에서 국경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미국인 교수도 추방된 바 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리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은 양국 정부 간 외교채널과 국방부끼리의 정기적인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태그:#미국, #북한, #트레비스 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