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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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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나와 "(아버지와 이 대표의) 전화 통화는 늘상 있었다"며 "식사 도중이나 저녁, 밤늦게 혹은 주말에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가 물을 때도 아버지가 그렇게(이재명 시장과 통화했다고) 대답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 불리한 증언이 김 전 처장의 유족 입에서 나온 거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재판에서 김 전 처장의 아들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대부분의 가족들이 분통해하고 화를 냈지만 나는 '왜지', '왜 자충수를 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검사가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자 아들 김씨는 "(아버지와 이 대표가 서로) 모를 리가 없다"며 "아버지가 계속 이재명씨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다"며 2018년 자신이 직접 겪은 일화를 덧붙였다.

"제가 완전히 기억하는 건 2018년 성남시청에 여권을 만들러 간 적이 있는데 바로 옆 사무실에 있던 아버지가 와서 같이 가줬다. 회사(성남도시개발공사)가 옆에 있으니까 같이 가서 만들어 준거다. 그때 아버지가 '이쪽 시장실에 들어가서 계속 보고한다'고 말씀하신 게 정확히 기억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 2021년 12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김문기 처장은 개인적으로, 시장 재직 때 좀 아셨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성남시장)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이라고 답했다. 이 발언을 두고 검찰은 이 대표가 시장 재직 때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음에도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 사실'을 말한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앞서 2021년 12월, 김문기 전 처장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되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문기 아들 "이재명 측 찾아온 이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 달라는 의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김은혜 공보단장이 2022년 2월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처장 유족’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김문기 처장의 장남이 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김은혜 공보단장이 2022년 2월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처장 유족’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김문기 처장의 장남이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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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처장의 아들은 앞서 지난해 2월 23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표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면서 봉사한 아버지 죽음 앞에 조문이나 어떠한 애도의 뜻도 안 비쳤다"며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김씨와 회견에 함께한 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동행한 호주 출장 사진과 당시 이들이 함께 골프를 쳤다는 정황이 담긴 영상 등도 추가로 공개했다.

이날 재판정에서의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아들 김씨는 생전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들은 김 전 처장의 공사 입사 과정, 호주 출장,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보고 정황 등을 회상하며 이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이어갔다.

"(2015년 1월 호주 출장에 대해) 자세한 얘기까지 듣지 못했지만 알고 있었다. 원래 아버지가 가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가기 싫어했었다."

또 김씨는 '부친 출장 다녀온 후 있었던 일이나 에피소드 증에게 얘기해 준 적 있냐'는 검사의 질문에 "(출장) 직후는 아니지만 이후 아버지랑 산책을 자주하며 이재명씨와 낚시를 하고 수차례 보고를 하고 그런 이야기, 유동규 본부장과 있었던 일들을 들었다"며 "호주 출장이라 콕 집어 얘기하지 않았지만 성남시장과 골프 쳤다는 식으로 말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김씨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이재명 캠프에 있던 이우종 경기아트센터 사장과 만났었다고도 밝혔다. 김씨는 이 사장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에 대해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있어 달라'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이재명 캠프의) 연락을 기다렸는데 안 와서 (국민의힘) 기자회견 하게 됐다"며 "(국민의힘 당사에서의) 기자회견 전날(2021년 2월 22일)에야 이우종씨가 연락이 왔고,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연락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미 기자회견을 결정했으니까 (이 사장의) 전화에 답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측 "국힘 고발로 불안증 심해졌다는 정황 못 들었나?"
 
대검찰청 모습.
 대검찰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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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측도 반대신문을 이어갔다. 이 대표 변호인은 아들 김씨를 향해 김 전 처장이 대장동 비리 의혹 공론화 이후 국민의힘에서 자신을 고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불안감 등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 변호인 "어머니의 검찰 진술조서를 보면, 어머니는 검찰에서 네 차례 참고인 조사 후 '원희룡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아버지를 고발하는 일이 있어서 아버지 불안증세 심해졌다'는 취지로 말했다. 증인도 혹시 이런 일들로 힘들단 말 아버지로부터 들었나?"
- 김씨 "(화면을 오래도록 쳐다본 뒤) 저는 이 내용을 처음 본다."

- 변호인 "처음 보나?"
- 김씨 "그렇다."

- 변호인 "어머니 이야기인데 좌우지간 저쪽(국민의힘)에서 고발하는 일이 있어서 아버지 불안증 심해졌다는 정황 못 들었나?"
- 김씨 "네, 나는 몰랐다."

- 변호인 "아버지가 그런 안타까운 선택하신 이유가 검찰 수사와 각종 고발, 징계 뭐 이런 중압감이라고 생각하시나? 아니면 다른 이유라고 생각하나?"
- 김씨 "전부 다라고 생각한다."

- 변호인 "고발 징계 외에 더 있을 수 있다는 뜻인가?"
- 김씨 "아까 말했듯 캠프 측이 지켜주지 않는단 배신감 등등 전부 다다."


그러면서 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의 1차적 책임은 이재명씨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씨는 "비리 의혹도 계속 나오고, 그렇게 계속 보도되고, 실제적으로 아버지 같이 일한 게 이재명이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는 김씨의 진술이 계속되는 동안 특별한 언급 없이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아들 김씨를 따로 바라보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태그:#이재명, #김문기,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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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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